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구속된 김흥주(58) 삼주산업 회장, 법조 브로커 윤상림(55) 씨, 2001년 ‘이용호 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던 김영준 씨 등이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들과 얽히고설킨 관계라는 것.
최초에 탄현 사업을 추진했던 인물은 시행업체 하이라이프사 전 회장인 이재학(47·구속) 씨. 이 씨는 1998년 이 사업을 추진하다 자금이 부족하자 정치권 로비를 통해 대출을 받은 ‘경성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2002년 출소한 이 씨는 탄현 사업을 다시 추진했고, 시공사를 찾기 위해 L 건설을 접촉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이런 사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2004년 3월 윤 씨는 이 씨를 찾아갔다. 윤 씨는 이 씨에게 “내가 L 건설 쪽을 잘 아는데 시공을 맡도록 해 주겠다”며 사례비를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는 윤 씨가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한 내용.
윤 씨와 이 씨가 사업 문제로 접촉하던 2004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복역 중이던 대양상호신용금고 실소유주 김영준 씨의 동생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었다.
김 씨 소유의 회사 직원들은 이 씨를 찾아가 검찰 수사의 대응책을 상의했다. 이 씨는 이들에게 윤 씨를 연결해 줬고, 윤 씨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이 씨의 하이라이프 사무실에서 이들에게 “검찰에 아는 인맥이 많다. 검찰에 부탁해서 선처를 받게 해 줄 테니 경비를 달라”고 해 5000만 원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김 씨의 동생은 구속됐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해 4월 윤 씨를 구속기소하면서 이 부분도 혐의에 포함시켰다. 윤 씨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김 씨는 2001년 동업관계였던 이 씨와 함께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김 전 회장과 ‘파워 게임’을 벌인 적이 있다.
그러나 먼저 인수 계약을 체결했던 김 씨는 금융감독원 쪽 인맥을 동원한 김 전 회장에게 밀려 고배를 마셔야 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가 2일 구속한 하이라이프 윤모(60) 대표도 ‘마당발’로 통한다. 윤 대표는 1998년 ‘경성비리’ 사건 당시 이 씨와 함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
통상 알선수재는 ‘브로커’ 행위를 뜻한다. 대검 중수부가 이번에 청구한 윤 대표 구속영장의 직업란에는 ‘브로커’라고 적혀 있다.
2002년 출소한 이 씨와 함께 탄현 사업을 추진했던 윤 대표는 2004년 N건설 이모 대표에게 “친한 정치인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는데 선거자금을 지원해 주겠다”며 1억 원을 받은 혐의다. 윤 대표는 또 이 씨가 2004년 9월 또 다시 구속된 뒤 이 씨의 친구에게서 “이 씨를 보석으로 풀어 달라”는 부탁과 함께 2억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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