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해결사들 얽히고 설킨 인연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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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주상복합아파트 개발 로비 의혹 사건에는 과거에 대형 비리 사건에 등장했던 ‘거물급 해결사’들이 이런저런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구속된 김흥주(58) 삼주산업 회장, 법조 브로커 윤상림(55) 씨, 2001년 ‘이용호 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던 김영준 씨 등이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들과 얽히고설킨 관계라는 것.

최초에 탄현 사업을 추진했던 인물은 시행업체 하이라이프사 전 회장인 이재학(47·구속) 씨. 이 씨는 1998년 이 사업을 추진하다 자금이 부족하자 정치권 로비를 통해 대출을 받은 ‘경성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2002년 출소한 이 씨는 탄현 사업을 다시 추진했고, 시공사를 찾기 위해 L 건설을 접촉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이런 사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2004년 3월 윤 씨는 이 씨를 찾아갔다. 윤 씨는 이 씨에게 “내가 L 건설 쪽을 잘 아는데 시공을 맡도록 해 주겠다”며 사례비를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는 윤 씨가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한 내용.

윤 씨와 이 씨가 사업 문제로 접촉하던 2004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복역 중이던 대양상호신용금고 실소유주 김영준 씨의 동생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었다.

김 씨 소유의 회사 직원들은 이 씨를 찾아가 검찰 수사의 대응책을 상의했다. 이 씨는 이들에게 윤 씨를 연결해 줬고, 윤 씨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이 씨의 하이라이프 사무실에서 이들에게 “검찰에 아는 인맥이 많다. 검찰에 부탁해서 선처를 받게 해 줄 테니 경비를 달라”고 해 5000만 원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김 씨의 동생은 구속됐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해 4월 윤 씨를 구속기소하면서 이 부분도 혐의에 포함시켰다. 윤 씨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김 씨는 2001년 동업관계였던 이 씨와 함께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김 전 회장과 ‘파워 게임’을 벌인 적이 있다.

그러나 먼저 인수 계약을 체결했던 김 씨는 금융감독원 쪽 인맥을 동원한 김 전 회장에게 밀려 고배를 마셔야 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가 2일 구속한 하이라이프 윤모(60) 대표도 ‘마당발’로 통한다. 윤 대표는 1998년 ‘경성비리’ 사건 당시 이 씨와 함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

통상 알선수재는 ‘브로커’ 행위를 뜻한다. 대검 중수부가 이번에 청구한 윤 대표 구속영장의 직업란에는 ‘브로커’라고 적혀 있다.

2002년 출소한 이 씨와 함께 탄현 사업을 추진했던 윤 대표는 2004년 N건설 이모 대표에게 “친한 정치인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는데 선거자금을 지원해 주겠다”며 1억 원을 받은 혐의다. 윤 대표는 또 이 씨가 2004년 9월 또 다시 구속된 뒤 이 씨의 친구에게서 “이 씨를 보석으로 풀어 달라”는 부탁과 함께 2억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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