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환치기’ 파키스탄계 조직 적발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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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테러단체의 자금줄이란 의혹을 사고 있는 국제 환치기 조직의 국내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5일 국내 이슬람권 외국인노동자와 한국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불법 외환 거래를 알선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파키스탄 소재 국제 환치기 조직인 ‘마누르’의 국내 조직책 M(35) 씨를 구속하고 A(40) 씨 등 파키스탄인 환치기 모집책 9명과 김모(40) 씨 등 한국인 수출업자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M 씨 등 마누르의 조직원들은 2005년 7월 한국에 들어와 ‘마누르 인터내셔널’ 한국지부를 설립한 뒤 국내 시중 은행에 본인 또는 차명계좌 20여 개를 개설해 8000여 차례 파키스탄 등으로 돈을 송금해 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400억 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이 활용한 환치기 수법은 일명 ‘하왈라(아랍어로 신뢰를 뜻함)’라는 것으로 송금자가 환치기 업자에게서 받은 비밀번호를 본국의 인출자에게 알려주면 이 번호를 대고 돈을 수령해 가는 방식이다.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섬 나이트클럽 폭탄 테러 사건의 주범인 테러단체 ‘제마이슬라미야’가 알카에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때도 하왈라 방식이 활용됐다.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마누르의 국내 조직책인 M 씨가 파키스탄 마누르 본부 총책의 친인척인 점으로 미뤄 국내에서 거래된 자금의 일부도 테러조직에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어 내사 중이다”고 밝혔다.

마누르 조직은 한국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등에 조직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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