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난투' 경찰 영장청구에 누리꾼 ‘시끌’

  • 입력 2007년 1월 25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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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찰이 경기도 안양시 한 성인오락실에서 손님을 감금.폭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야구방망이 등을 이용해 피의자들을 검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락실측은 경찰이 심하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경찰이 경기도 안양시 한 성인오락실에서 손님을 감금.폭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야구방망이 등을 이용해 피의자들을 검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락실측은 경찰이 심하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성인오락실 직원들을 과잉진압 했다며 경찰 2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창을 청구한 것을 두고 인터넷에서 논란이 뜨겁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6일 오전 성인오락실(경기 안양 인덕원)에서 이용객 4명이 직원들에게 13시간 동안 감금폭행 당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했다.

경찰 5명은 야구방망이와 당구 큐대를 이용해 직원 7명 가운데 프로레슬러 출신의 오락실 주인 김모(48) 씨 등 4명을 제압, 검거했다. 이 장면은 오락실 폐쇄회로TV에 찍혀 외부에 공개됐다. 김 씨 등은 체포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을 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체포 당시 경찰 4명과 직원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해종)는 24일 영등포경찰서 소속 염 모 경사와 박 모 경장에 대해 경찰의 직위를 남용해 과잉진압 한 혐의(독직폭행)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5일 경찰청 홈페이지와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수백 여건의 글이 쏟아졌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직원들이 전직 프로레슬러 출신 등으로 숫자도 경찰보다 많았고 각목 등을 휘두르며 거세게 저항했다는 점을 들어 ‘경찰 동정론’을 펼쳤다.

아이디 ‘sawol’(동아닷컴)는 “경찰도 진압 과정에서 갈비뼈가 부러졌다는데 검찰이 범죄 집단과 한 통속이냐”며 “범죄자의 인권만 옹호한다”고 성토했다.

‘koreiski’는 “범인 같아 보여서 검문하면 신분증 꺼내는 척하다 경찰을 칼로 찌르고 달아나는 세상”이라며 “한국 경찰들이 이런 악조건 속에서 시민들을 지켜주는 것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홈페이지의 ‘윤승우’는 “요즘은 아무도 경찰을 무서워하지 않고 범죄자들 역시 그렇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다시 한번 왜 수많은 누리꾼들이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검찰과 다른지 고민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windyjoon’(엠파스)는 “경찰은 사무실에 있고 판검사들이 조직폭력배들을 잡으러 다니면 되겠다. 말 잘하는 검사 양반들이 잘 타일러서 잡아넣겠지”라고 비꼬았다.

‘ch2312’는 “미국 같았으면 오락실 직원들은 벌써 총 맞아 죽었다”며 “어떻게 공권력에 대항하는 자들을 점잖게 내버려 두는가”라고 말했다.

신분이 확실하고 도주 우려가 없는 경찰에게 사전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것은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vlxlaktmzm’(네이버)는 “지금까지 수많은 범죄자들이 ‘인권존중’을 이유로 불구속 처리된 것을 국민은 알고 있다”며 “모종의 파워게임이 검경 사이에 존재하는 듯하지만, 구속영장은 심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많지는 않지만 소속 경찰서에 보고하지 않았고 야구방망이 등 규정에 어긋난 장비를 사용한 점은 과잉진압으로 처벌 받아야 마땅하는 의견도 있었다.

‘winners105’(네이버)는 “영장은 좀 심했지만 처벌은 받아야 한다”며 “체포 과정에서 피의자가 저항하니 다소의 물리력 행사는 정당하겠지만, 제압한 뒤에도 계속된 구타는 공권력을 넘어선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bgees00’는 “이번 일은 무식하고 포악스러운 한국판 ‘로드니 킹’ 사건”이라며 “위법 소지가 있고 건장하다고 무작정 구타한다면 그것이 이해할 수 있는 공권력의 범위인가,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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