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짜게 모은 재산, 학생 위해 펑펑… 류양선씨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6시 40분


서울 노량진시장에서 30여 년째 젓갈장사를 하며 장학금 기탁을 해온 류양선(74) 할머니가 이번에는 모교인 충남 서산시 서령초등학교에 한자 교재를 기증했다.

이 학교 2회 졸업생인 류 할머니는 최근 모교에 시가 200만 원 상당의 초등학생용 한자교재 100질(300권)을 보냈다. 책 표지 상단에는 ‘밝은 미래 힘찬 전진 사랑받는 서령 교육’이라는 서령초교 교육 지표가, 하단에는 학교 이름과 학교 주소,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 등이 인쇄돼 있다.

서령초교는 내년부터 학교장 재량 활동 시간에 이 교재를 활용해 한자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할머니는 10여 년 전부터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 학용품, 학습교재 등을 보내오고 있으며 올해 1월에도 3000만 원 상당의 조선왕조실록 한 질(400권)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류 할머니는 9월에는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공시지가 1억 원 상당의 땅을 한서대 학교발전 용지로 기부했으며 1998년에도 경기 광명시에 있는 4층짜리 상가건물과 임야 등 10억 원 상당의 재산을 한서대에 기증한 바 있다.

그는 2001년 한 전자회사 광고에서 “디지털 세상이잖아요”라는 한 회사원의 말을 “뭐! 돼지털?”이라고 받아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는데 당시 받은 출연료도 전액 불우 학생을 위해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할머니는 “‘계집애가 무슨 공부냐’는 부모의 성화로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됐다”며 “조금이라도 미래의 인재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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