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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29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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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로비의혹에 휩싸여 있는 제이유그룹은 1999년 12월 주수도 회장이 창업한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로 제이유피닉스, 제이유백화점 등 25개 계열사와 관계사에 임직원이 500여 명이다.
당초 제이유그룹 수사의 핵심은 불법 영업 행위였다. 서울동부지검은 올해 4월 다단계판매와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제이유피닉스 본사와 일부 계열사를 압수수색한 뒤 ‘공유 마케팅’ 수법을 변종 금융 피라미드 수법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공유 마케팅’이란 물품 210만 원어치를 살 때마다 물건값의 1.5배를 수당으로 지급받는 방식. 다만 이는 물건을 1000만 원 이상 사서 ‘에이전트 회원’이 돼야 적용된다.
회원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사기만 하면 수당을 받는다는 점이 기존 다단계판매와 다른 점이다. 기존 다단계 판매는 회원이 하위 회원에게 물건을 팔아야 이익금을 챙기는 방식이다.
제이유사업피해자비상대책위에 따르면 이 수법으로 인한 피해자는 35만여 명, 피해액은 5조6000억 원에 이른다.
5월경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국회에서 ‘국정원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증폭된 제이유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는 7월 주 회장을 검거한 뒤에도 지지부진했다.
그러던 중 23일 제이유그룹 계열사 임원에게서 거액의 돈을 받은 혐의로 강원 동해경찰서장 정모(43) 총경이 구속되면서 본격화됐다.
이재순 대통령사정비서관의 가족과 경찰청 치안감급 간부 박모(50) 씨가 제이유 측과 돈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수사는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편 주 회장은 1970년대 후반 서울 학원가에서 유명한 영어강사로 등장해 1982년부터 출판사와 학원을 운영했다.
주 회장은 1987년 신민주공화당 서울 강남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대통령선거에서 김종필 후보를 돕는 등 정치권에도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정계 진출의 꿈을 접고 1990년대 중반 다단계판매회사에 뛰어들어 제이유그룹을 국내 최대 다단계 판매업체로 키워냈다.
그는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김대중 정부 시절 여권 실세였던 P 씨, 야당 대표를 지낸 S 씨 등 유력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했다고 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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