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외환카드 주가조작 개입 포착”

  • 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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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8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그해 11월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에 흡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론스타 본사 측이 외환카드의 주가를 조작하는 데 개입한 혐의를 검찰이 포착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외환카드 주가 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론스타 법률담당 이사, 스티븐 리 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 등 3명에 대해 31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외환카드가 외환은행에 흡수 합병된 2003년 11월 당시 론스타가 선임한 외환은행의 사외이사들이었다.

채동욱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10월 30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나오지 않아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며 “미국 국적으로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3명에 대해 범죄인인도를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외환카드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증권거래법상 사기적 부정거래금지 위반)로 유회원(55)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대표와 쇼트 씨 등 3명은 공모해 외환은행이 2003년 11월 외환카드의 감자(減資) 승인을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뒤 같은 달 20일 이전에 6000원대이던 주가가 같은 달 26일 2550원으로 폭락하자 실제로는 감자를 하지 않고 외환카드 2대 주주인 올림푸스캐피탈과 소액주주들에게서 주식을 싼값에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론스타는 이런 과정을 거쳐 단 며칠 사이에 합병 비용을 수백억 원 줄일 수 있었던 셈이다.

검찰은 또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의혹과 관련해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당시의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 등 2003년 당시 청와대와 재경부, 금감위의 고위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최근 조사했다.

한편 금융권은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미칠 영향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국민은행이 법원의 확정 판결 이전에 론스타와 본계약을 체결하면 법적으로 계약을 백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론스타에 대한 국민감정이 악화돼 국민은행이 인수에 부담을 느끼면 매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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