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3명 남산공원서 집단자살…자살 방조 여대생 입건

  • 입력 2006년 10월 29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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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20, 30대 남녀 3명이 서울 남산공원에서 발견됐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5시경 서울 남산공원 팔각정 인근에서 이모(36·여) 씨와 류모(30) 씨, 김모(27) 씨가 독극물이 담긴 병과 유서를 남겨놓고 숨져있는 것을 산책객이 발견해 신고했다.

유서에는 '(우리는) 생을 마감하기 위해 만났으며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맹세한다. 사인을 밝히려는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과 함께 4명의 이름과 서명이 적혀 있었다.

이들 3명 외에 유서에 이름은 있었지만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문모(19·여) 씨는 이날 오후 5시경 "언론보도를 보고 무서웠다"며 송파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문 씨는 경찰조사에서 "23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서 '독극물' 검색을 하다가 댓글과 쪽지를 통해 알게 된 3명과 집단자살을 모의했다"며 "27일 오후 6시경 서울역에서 만나 중구 회현동의 한 모텔에서 죽기로 결심하고 유서까지 함께 작성했지만 남자친구가 찾아오는 바람에 자살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문 씨가 대학을 휴학하고 편입을 준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자 부모님에게 죄책감을 느껴 자살을 시도했다"며 "자살에 사용된 청산가리가 든 독극물은 녹 제거용으로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족들의 진술과 유서 등을 토대로 숨진 3명이 이혼과 사업실패, 학업문제 등으로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문 씨는 자살방조혐의로 29일 입건됐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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