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청원경찰 월급은 100만원

  • 입력 2006년 9월 28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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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9100만 원까지 보수를 받는다는 주요 국책금융기관의 청원경찰 등 일부 직군에 대한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비슷한 업무에 종사하는 한은의 용역회사 소속 청원경찰과 시중은행의 청원경찰들이 비교대상으로 부각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2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비슷한 업무에 종사하는 시중은행의 청원경찰 상당수는 약 10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평균 2500만 원, 하나은행이 2800만 원 등 2500만~3000만 원대이지만 대다수의 청원 경찰들은 용역회사에 소속돼 있어 이들 회사에 일정 금액을 내고 나면 실수령액은 100만원을 가까스로 넘는다는 것.

이들이 1년에 약 1200만 원을 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한은 청원경찰의 최대급여보다 7분의 1~8분의 1 정도만 받는 셈이다.

시중은행 청원경찰들의 근무시간은 은행 창구가 열리는 9시부터 대략 오후 6시까지.

작은 보수 때문에 이들 중 상당수는 주말에 피자배달 등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시중은행 인사부 관계자는 "은행의 청원경찰 업무는 입찰을 붙이면 그 정도 가격대에도 많은 경쟁이 생긴다"며 "임금이 다소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청원경찰에 대한 시장가격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같은 한은에서 근무하지만 아웃소싱 용역회사에 의해 고용된 특수경비원들은 2500만~3000만 원의 연간 급여를 받는다.

같은 직장에서 비슷한 업무에 종사하고 있지만 이들의 임금은 청원경찰의 평균임금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은은 정규직 청원경찰과 용역회사의 특수경비원을 두고 있으며 이들의 비율은 약 4대6.

청원경찰의 보수가 높아지면서 이들을 구조조정하는 대신 용역회사의 특수경비원을 고용하고 청원경찰들의 자연 퇴직을 기다리는 형편이다.

한은의 청원경찰 연봉 평균이 6300만 원, 최대 9100만 원에 이르는 것은 청원경찰들만 놓고 계산한 개념이다.

정규직 청원경찰의 자연 감소를 기다리다 보니 이들이 노령화되면서 평균보수도 매우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은의 `청경'이라는 한 네티즌은 한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연봉이 9000만 원이네 1억 원이네 하지만 이같은 급여는 사실 근무 경력이 25년 이상이 된 퇴직을 얼마 남기지 않은 분들이나 받는 정도"라며 "물론 경비직으로서는 많은 급여인것은 확실하지만 평생 경비직을 업으로 살아온 사람들이고 70~80년대 경제가 급성장할 때 입사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좀 감안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의 청원경찰은 다른 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수한 임무를 띠고 있다"며 "수천억 원이 든 금고를 지키고 수십억 원의 현금을 수송하며 다양한 훈련도 받아야 하는 만큼 일반은행에 비해 어느 정도 보수가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시장은 노동자가 생산하는 부가가치만큼의 보수를 지급한 준비가 언제든지 돼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한은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시장 어디서도 그만큼의 임금을 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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