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8월 17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경기 고양시 육군 백마부대 사자대대는 최근 일주일간 야외훈련을 하면서 전 장병이 오전 4시 반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평소 점호 시간인 오전 6시부터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기온이 높아지기 전인 오전 10시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평균 기온이 35도를 넘는 오후 3시까지는 대대장 재량에 따라 낮잠 등으로 휴식을 취했다.
대대장 김만기 중령은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한낮을 피해 새벽과 야간에 훈련하는 등 무더위와 싸워 이기는 방법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자대대는 주둔지로 복귀해서도 근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기상 시간을 오전 5시로 앞당겼다. 경계근무를 서는 병사들에게는 주머니에 아이스팩을 넣은 ‘얼음조끼’를 지급했다. 내무실을 감싸는 차광막을 설치해 한낮에 30도를 훌쩍 넘는 실내온도를 5도가량 낮추기도 했다.
무더위가 닥친 뒤 백마부대 통신대대의 기상 시간도 오전 5시로 앞당겨졌다. 한낮 더위를 피해 훈련하고 훈련 시간이 부족하면 야간 훈련도 병행한다. 취침 시간은 오후10시로 동일하지만 밤잠을 설칠 것을 우려해 한낮의 훈련하지 않는 시간에 낮잠을 잘 수 있게 했다. 14일 오전 10시 반에 찾은 이 부대의 경계초소 내부 온도는 이미 32도를 기록했다. 5분 남짓 이동하는 동안에도 기자는 땀에 흠뻑 젖었지만 근무를 서던 우제원(22) 병장은 “냉수와 냉동 물수건 덕분에 견딜 만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18명씩 잠을 자는 내무실에서 하룻밤을 잔 대대장 이성우 중령은 “밤에도 기온이 30도에 이르는 실내가 너무 더워 정말 한숨도 못 잤다”고 털어놓았다.
그 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내매점(PX) 공간을 줄이고 내무실을 증축해 한 방에서 자는 인원을 줄여서 야간 실내온도를 조금이나마 낮췄다. 또 온종일 내무실 천장에 물을 뿌려 2도가량 온도를 낮췄다.
목욕탕에는 대형 얼음을 매일 띄워 놓아 병사들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다.
시설이 다소 열악하고 훈련 강도가 높은 신병교육대 훈련장에도 대형 차광막을 설치하고 얼음 물통과 물수건을 마련했다.
백마부대 전하규 정훈참모는 “부대 지휘관들이 무더위를 극복하는 방안을 적극 마련해 실시하면서 기상 시간까지 바뀌고 있다”며 “자식을 군에 보내 걱정하는 부모님들도 안심시키고, 전투력도 향상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