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의 사과나무를 사수하라!"

  • 입력 2006년 8월 16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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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의 사과나무를 사수하라!"

서울 청계천 복원 구간 중 성동구와 동대문구에 걸쳐있는 고산자교~신답철교 구간 양쪽 산책로 변(60m)에 심어진 사과나무가 몸살을 앓고 있다.

늦은 밤이나 관리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얌체 서리꾼'이 사과를 훔쳐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과나무 116그루는 지난해 6월 충북 충주시가 청계천 복원을 기념해 서울시에 기증한 것이다.

올해 이들 나무에 2500여 개의 사과가 열렸지만 최근 300~400개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일부는 나뭇가지까지 꺾여 흉물스러운 모습이다.

한 밤중에 일부 취객이 술안주로 삼기 위해 사과를 따거나 청계천 관람객이 사과가 매달린 나뭇가지를 통째로 잘라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 청계천관리센터는 8월부터 자원봉사자모임인 '청사랑' 회원 4명과 공익근무요원 2명을 동원해 청계천 사과나무를 24시간 보호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청계천관리센터는 청계천 사과나무 주변에 '사과나무를 보호하자'는 안내문을 내걸고 주변 상인을 '명예지킴이'로 선발할 계획이다.

올해 '사과 서리'가 극성을 부린 것은 6월부터. 사과가 잘 여물도록 하기 위해 2500여 개의 사과마다 봉지를 씌운 뒤 남몰래 사과를 따가는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해에는 2000여 개의 사과 가운데 1900여 개가 사라지기도 했다.

김석종 청계천관리센터장은 "사과 열매를 수확하면 노인정을 비롯해 불우이웃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라며 "서울시민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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