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제3경인고속도 6개월째 착공 못해

  • 입력 2006년 8월 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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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서부지역과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이 실시계획 승인을 받은 지 6개월이 넘도록 착공조차 못하고 있어 수도권광역교통망 구축에 차질이 예상된다.

경기도는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경기 시흥시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토지보상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시흥시는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도로개설을 반대하는 만큼 충분한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는 더는 도로개설을 늦출 수 없다며 인천구간(1.12km)을 이달 중 착공할 방침이다.

▽도로 현황과 추진상황=제3경인고속도로는 인천 남동구 고잔동에서 시흥시 목감동을 연결하는 길이 14.3km, 왕복 4∼6차로 도로. 4800여억 원을 투입해 민자로 건설되며 2010년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 건설 중인 제2연륙교(인천국제공항∼송도국제도시), 송도해안도로(송도국제도시∼월곶)와 연결돼 경기 서부지역 광역 교통망 확충에 필수 사업이다.

경기도는 올해 1월 31일 도로 건설 관련 실시계획 승인을 한 뒤 2월 시흥시에 도로부지 토지보상과 그린벨트 해제 허가를 이행하도록 공문을 보냈다.

현재 한화건설,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경인고속도로㈜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도로 개통 후 30년간 운영한 뒤 운영권을 경기도에 넘겨준다.

▽왜 반대하나=시흥지역 시민단체, 주민대표, 시의원, 정당인 등으로 구성된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반대 범시민대책위는 도로가 현재 계획대로 건설되면 시흥시가 두 동강으로 나뉘어 도시발전에 해가 되고 갯골생태공원 등 생태환경 훼손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 서정철 공동집행위원장은 “고속도로가 지나는 구간 중에 시흥고교가 있는데 도로에서 학교 교실까지의 거리가 50m에 불과하다”며 “게다가 시를 관통하는 도로가 주거지보다 10m나 높아 필연적으로 시가 분리될 수밖에 없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사업지연에 따른 갈등=경기도는 시흥시가 도로건설에 필요한 그린벨트 해제 허가 및 토지 보상 등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자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차로 300억여 원의 토지보상비를 시흥시에 줬는데 보상을 미루고 있다는 것. 여기에 도로 부지 대부분이 그린벨트여서 해제해야 하는데도 업무를 미루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경기도 최승대 건설교통국장은 “시흥시가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 재검토를 시장의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데다가 일부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국책사업에 대한 행정절차 이행을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계속 이행을 미룬다면 특별감사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시흥시를 상대로 행정절차를 조속히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시장과 부시장 등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희성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팀장은 “반대 목소리에 밀려 토지보상 등 행정절차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올해 6월 발표된 공시지가로 환산해 보니 보상가가 40%가량 오르는 등 사업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3경인고속도로는 시흥시 월곶 나들목에서 영동고속도로, 도리 분기점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목감 나들목에서 서해안고속도로와 각각 연결돼 운행 시간 단축에 따른 물류비 절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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