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너무 꼼꼼한 ‘성매매 장부’

  • 입력 2006년 7월 2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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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 ×××-×××× 괜 10

33 ○○○ ×××-×××× 상 8…

김모(43·여) 씨는 성인 전화방에 전화를 걸어 만난 남성과 모텔 등에서 성관계를 가진 뒤 매번 ‘성매매 장부’를 기록해 왔다. 적은 순서는 남자의 나이 이름 전화번호 특징 금액.

특징의 ‘괜’은 ‘매너가 괜찮다’, ‘상’은 ‘진상이다(매너가 안 좋다)’, ‘두’는 ‘성관계를 두 번 했다’는 뜻으로 쓴 것.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중에 다시 남자를 만나게 될 때 매너가 나쁜 사람이면 피하고 좋은 사람이면 잘해 주려고 장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스프링 노트에 3년 동안 성매매를 한 남자 600여 명에 관한 신상을 빼곡히 기록해 놓은 그녀는 나중에 찾기 편리하도록 견출지로 ‘1’, ‘6’, ‘7’ 등 휴대전화 번호의 셋째 자릿수(011의 경우 ‘1’)를 표시해 붙여 분류하는 꼼꼼함까지 보였다.

김 씨는 2003년 8월부터 성매매 1회에 8만∼10만 원씩 총 64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서 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김 씨의 장부를 활용해 수사에 나섰고, 성매매 사실이 드러난 상대 남성 93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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