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적부심을 신청한 지 씨의 국선 변호를 맡은 김형국(36) 변호사는 28일 “지 씨가 26일 접견에서 ‘억울한 옥살이 때문에 여러 차례 탄원서를 냈지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 큰 사건을 터뜨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 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 씨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싫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며 자신의 범행 동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지 씨는 언론이 자신을 배후 세력에 의해 이용당한 사람처럼 보도한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면서 “그는 ‘굳이 한나라당 인물을 노린 것은 아니고 큰 사건이기만 하면 됐기 때문에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범행 대상이었어도 상관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 씨는 한나라당이 자신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고 김 변호사는 말했다.
박 대표 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승구 서울서부지검장) 관계자는 “지 씨가 변호사에게 말한 것과 비슷한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으나 지 씨 진술이 워낙 이랬다 저랬다 하는 데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공개하지 않았다”며 “지 씨 진술의 진위를 밝히려면 보다 더 광범위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범행 대상이 당초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에서 박 대표로 바뀐 것과 관련해 김 변호사는 “지 씨는 처음 오 후보를 노렸으나 막상 현장에서 오 후보에게 접근할 기회가 없었고 비교적 박 대표에게 접근하기 쉬워 대상을 바꾼 것”이라는 지 씨의 말을 전했다.
지 씨에 대한 구속적부심은 29일 오전 11시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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