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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월 20일 0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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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포경위원회(IWC)가 포경(捕鯨·고래잡이)을 금지한 1986년부터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던 장생포가 옛 영화를 되찾기 시작한 것은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이 지난해 5월 개관하면서부터.
울산시가 54억 원을 들여 장생포 해양공원 내 1000여 평에 건립한 고래박물관(지상 4층)에는 대형 고래뼈와 실물 크기의 귀신고래 모형, 포경선 등 고래에 관한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개관 이후 하루 평균 1300명(휴일 2000명) 씩 지금까지 25만여 명이 관람했다.
박물관 바로 옆 4000여 평에는 고래에 관한 연구를 총괄할 해양수산부 산하 고래연구소(지상 3층)가 다음달 완공된다.
서상종(徐尙鐘) 고래박물관장은 “장생포가 포경 금지조치 이전에는 고래잡이로 영화를 누렸다면 지금은 고래관광지로서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래박물관과 연구소 옆 2만5000여 평에 현대미포조선이 선박 블록공장을 14일 준공한 것도 장생포에 활기를 불어 넣는데 기여하고 있다. 총 100억 원을 들여 건립된 이 공장의 상시 근무인력은 320명.
이 때문에 울산지방해양수산청∼야음1장생포 출장소 앞 해안도로 1.5km 구간은 관광객과 근로자들의 차량으로 북적이고 있다.
포경선 포수 출신인 장생포 노인회 손남수(孫南水·72) 회장은 “고래잡이가 한창일 때처럼 활기가 있지는 않지만 고래박물관과 현대미포조선이 들어서면서 외지인이 많이 찾아와 지역 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891년 러시아가 태평양에서 잡은 고래를 울산 장생포에서 해체하면서 이곳은 고래잡이 전진기지가 됐다.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까지 국내 고래 고기 소비량의 80% 이상을 이곳에서 충당했다.
현재 장생포 일대 20여 곳의 고래고기 식당에는 ‘별미’를 맛보려는 외지인들로 휴일 점심시간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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