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시원하다 한마디에 내 아픔까지 싹 씻겼어요”

  • 입력 2006년 1월 17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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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등 밀어 드리겠습니다.”

“이거 미안해서….”

6일 오후 대구 남구 봉덕3동 보훈회관 복지관 목욕탕. 몸이 불편한 50∼60대 상이군경회 회원들이 70세가 넘는 노인들의 몸을 씻겨 주었다.

대한상이군경회 대구시지부 소속 회원 50여 명으로 구성된 기동봉사대 대원들이 이날 처음 달성군 가창면 신일양로원 어르신 30여 명을 초청해 봉사활동을 했다.

상이군경회 기동봉사대원 김철원(金喆源·61) 씨는 “국가 유공자로서 그동안 사회와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주자는 생각이 들어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1967년 월남전에 참전해 순찰 중 대인지뢰를 밟아 오른쪽 발목을 잃고 전역했으며 의족(義足)을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거동이 불편하지만 ‘얼마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날 목욕봉사를 받은 신일양로원의 이상택(李相澤·77) 씨는 “거동이 불편한 상이군경회 회원들이 손수 몸을 씻겨줘 너무 고마웠다”며 “내 평생 이렇게 기분 좋게 목욕을 하기는 처음”이라고 기뻐했다.

상이군경회 기동봉사대원들은 앞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지역의 홀로 지내는 어르신을 군경회 소속 버스와 승합차 등에 태워 목욕탕으로 모셔 봉사를 할 예정이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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