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박쥐팀’ 朴보좌관 추락…황교수지원 주도

  • 입력 2006년 1월 1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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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줄기세포 조작 파문의 책임을 지고 박기영(朴基榮·사진) 대통령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10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황 교수를 지원했던 정부 내 ‘황금박쥐’ 모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모임은 2004년 초 황 교수와 함께 김병준(金秉準) 대통령정책실장, 박 보좌관,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이 황 교수의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결성했다. 모임 명칭은 ‘황-금(金)-박-진’인 이들의 성을 따 ‘황금박쥐’로 지어졌다.

이들은 그동안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황 교수 지원 문제 등을 집중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를 제외한 ‘황금박쥐’ 멤버가 현 정부의 실세들이라는 점에서 황 교수의 든든한 우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중에서도 2004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황 교수 논문에 사실상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채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박 보좌관의 역할이 두드러졌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박 보좌관은 2004년 1월 청와대에 들어온 뒤 △황우석 연구지원 모니터링 운영 △황우석 지적재산관리팀 구성 △‘최고과학자상’ 신설 △황 교수팀 지원금 확대(2004년 65억 원→2005년 265억 원) 등을 주도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보고 누락을 놓고도 박 보좌관의 황 교수 비호 의혹이 제기됐다. 박 보좌관은 지난해 1월 황 교수에게서 직접 “줄기세포 6개가 오염됐다”는 ‘중대한 사실’을 들었지만 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김 실장도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말 황 교수팀과 PD수첩팀을 중재한 김형태(金亨泰) 변호사에게서 “황 교수의 논문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박 보좌관의 사표는 수리될 가능성이 높지만 김 실장은 인책론에도 불구하고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힌 듯하다. 진 장관은 다음 달 말 2차 개각 때 5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징발 대상’에 올라 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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