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日 희귀종 한국에 기증 “우호의 초석됐으면…”

  • 입력 2005년 11월 7일 0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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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서식 중인 희귀 물고기 ‘흰색 묵납자루’가 보은과 우호의 상징으로 한국에 전달됐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의회 마키시마 이사오(牧島功) 의장과 칸논자키(觀音崎) 자연박물관 다케우치 히로시(武內寬) 이사장 등 일본 방문단 16명은 최근 부산 해운대구 조선비치호텔에서 흰색 묵납자루 150마리를 한국 국립수산과학원에 기증했다.

이 물고기의 뿌리는 한국 남한강 지역.

1998년 한중일 물고기 연구가들이 중국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묵납자루’ 연구회를 결성한 뒤 정보 교류를 하는 과정에서 한국 교수가 일본에 묵납자루 18마리를 기증했다.

1999년 가나가와현 칸논자키 자연박물관에서 자라던 묵납자루 사이에서 암컷 흰색 묵납자루 한 마리가 돌연변이로 태어났다. 2000년에는 수컷 흰색 묵납자루 한 마리가 더 태어났고 박물관 연구원들은 이들을 번식해 현재 300마리로 늘렸다.

박물관은 한일수교 40주년인 올해 ‘우정의 선물’로 물고기를 한국에 보내기로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양식연구소는 박사 2명을 일본에 보내 흰색 묵납자루 유전현상 및 대량번식에 관한 연구를 마쳤다.

묵납자루 연구차 섬진강을 둘러본 칸논자키 박물관의 도시히로 이시나베(石鍋壽寬) 연구관은 “한국의 강은 아직 환경오염이 덜 한 것 같다”며 “희귀한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한 만큼 보호 종인 묵납자루를 잘 보살펴 줄 것”을 당부했다.

일본 방문단 단장인 가나가와 현의회 마키시마 의장은 “물고기 기증이 한일 간 우정의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해 내수면양식연구소 공용근(孔龍根·51) 소장은 “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하얀 신부(묵납자루)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잘 보살피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묵납자루:

몸길이 5∼7cm의 잉어과 민물고기로 관상어. 한국에만 자생한다. 몸 빛깔은 암갈색으로 등 쪽이 짙고 배 쪽은 연하다. 물살이 느리고 수풀이 우거진 깊지 않은 개울이나 저수지에 주로 산다.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1996년부터 환경부와 한국자연보존협회가 보호종으로 지정해 채취를 막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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