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그곳에 가면/인천 송현동 달동네 박물관

입력 2005-11-02 07:34수정 2009-10-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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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기 시꺼먼 것은 무엇에 쓰는 거예요.”(유치원생)

“응. 연탄이란 거야. 방을 따듯하게 하는데 쓰였단다. 구멍이 19개 있다고 해 ‘19공탄’이라고 불렀어.”(교사)

지난달 25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달동네박물관에 연일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인천 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에서 7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인천 동구는 판자촌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달동네 박물관을 송현동 수도국산(해발 53m) 근린공원에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300여 평 규모로 만들어 일반에 공개했다.

박물관이 위치한 자리는 1960, 70년대 인천에 공단이 들어서면서 조성된 인천의 대표적인 달동네였다. 이름은 ‘수도국산’.

1908년 조선에 정착한 일본인들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인천 최초의 상수도시설인 송현 배수지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후 일제시대를 거쳐 6·25전쟁 때 피난민이 몰려들면서 전형적인 달동네가 됐다.

인천 동구는 1999년부터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달동네를 철거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수십 년 간 살아온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 구에 달동네 박물관 건립을 건의했다.

항구에 정박한 배의 모습으로 만든 달동네 박물관은 당시 주민의 생활공간을 재현한 구역과 생활용품을 진열한 전시관으로 나누어진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했던 ‘복덕방’이 관람객을 맞는다. 상가구역에 있는 연탄가게, 이발소, 솜틀집, 구멍가게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공동구역에는 공동화장실, 공동 수도, 야학당이 있다.

당시 주민이 사용했던 문패와 다듬잇돌, 인두 등 생활용품 50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달동네의 생활상과 정감어린 모습을 담은 미술 사진 작품전도 마련된다.

관람객은 연탄 갈기, 교복 입어보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조명의 밝기를 조절해 30분마다 박물관 내부는 밤낮이 바뀐다. 어둠이 짙어오면 아이들 떠드는 소리, 개 짖는 소리, 다듬이 소리 등 달동네의 밤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전시관에선 당시 주민의 인터뷰가 담긴 영상물을 상영한다.

박물관을 둘러본 신화식(72·송현2동 노인회장) 씨는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젊었을 때의 삶의 모습을 박물관에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아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물관 개장 시간은 오전 9시 반∼오후 5시 반,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이달 말까지 무료 시범 운영한 뒤 다음 달 초부터 어른 500원, 청소년 300원, 어린이 200원의 입장료를 받을 예정. 032-770-6131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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