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 인권위 국장 ‘음주골프 예찬’ 물의

  • 입력 2005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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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골프를 즐기자?’

국가인권위원회 한희원(韓禧源) 인권침해조사국장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소식지 ‘그린과 오솔길’ 10월호에 음주 골프를 예찬하는 글을 실어 구설수에 올랐다.

한 국장은 ‘음주 골프’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기회가 되면 직접 한 번쯤 (음주 골프를) 경험해 골프와 술의 상관관계를 겪어 보심이 어떠하실지. 또 다른 골프의 세계를 느끼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썼다.

한 국장이 이 글에서 소개한 ‘음주 골프’의 실상은 이렇다.

그는 KBS 기자 출신 앵커인 홍모 씨, 골프 관련 여성 사업가 2명과 함께 8월 경기 이천시 B골프장을 찾았다. 18홀 경기를 마친 뒤 이들은 점심을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여성 사업가들은 폭탄주 3잔가량, 자신은 폭탄주를 10잔 이상 마셨다. 술이 센 홍 씨가 9홀 경기를 더 하자고 제안했고 ‘골프장 회장의 딸’이 추가 예약을 해 곧바로 경기에 들어갔다고 적었다.

몸은 비틀거렸지만 경기를 하는 데 큰 지장이 없었다는 한 국장은 이 글에서 “전날 폭탄주를 많이 먹고 술이 덜 깨어 경기를 한 경험은 많지만 골프장에서 직접 폭탄주를 10잔 이상 먹고 각본에 없는 경기를 한 추억은 또 누가 가지고 있을까”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한 국장이 음주 골프를 쳤다고 인정했지만 술을 먹고 골프를 친 사실만 가지고 문제 삼기는 힘들다”며 “골프비를 누가 냈는지, 내기골프를 쳤는지 등은 확인 중이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인 한 국장은 춘천지검 속초지청 지청장, 대검 검찰연구관 등을 지냈으며 2002년 12월부터 인권위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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