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문서’의 추한 진실…현역중령이 동기생 진급막으려 헛소문

  • 입력 2005년 10월 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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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육군본부 청사 내에서 발견된 대령 진급 관련 ‘괴문서’는 경쟁 관계에 있던 동기생을 탈락시키려는 육본 소속 현역 중령이 작성한 것으로 7일 드러났다.

육군은 이날 “대령 진급을 노리던 육본 소속 A 중령이 미확인된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집 주변 PC방에서 작성해 계룡대 육본 청사에 살포했다”며 “A 중령은 괴문서 살포 후 육군 중앙수사단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6일 자수했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A 중령은 지난달 25일 집 주변 PC방에서 괴문서를 작성해 1부를 출력한 후 12장을 복사했다. 이어 오후 10시경 육본 내 인사검증위원회, 중앙수사단, 헌병감실 주변에 살포했다.

중앙수사단은 지난달 26일 괴문서가 살포됐다는 신고를 받고 즉시 현장으로 출동한 후 전량을 회수해 분석했다. 수사팀은 대령 진급 대상자 가운데 용의자를 선정해 탐문 및 행적수사를 벌였다.

A 중령은 명예훼손과 관련한 혐의로 처벌될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군 비리와 관련해 충분히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A 중령은 근거 없는 괴문서를 살포했다”며 “군 기강 확립 차원에서 A 중령을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괴문서에는 국방부 모 중령이 인사 청탁과 관련해 장뇌를 받았다는 모함을 포함해 군 진급 대상자들의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장뇌를 받았다는 내용은 육군의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은 지난해 인사 때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뿌려진 괴문서가 육군 장성 진급 비리 의혹 사건으로 확대되는 바람에 홍역을 치른 일이 있다. 이후 국방부는 올 5월 초 진급심사제도 개선안을 마련했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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