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간월산 등산로 침목 환경오염 주범”

  • 입력 2005년 9월 28일 0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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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이 간월산 일대 억새 군락지 보전을 위해 등산로를 개설하면서 기름이 마르지 않은 침목을 사용해 오히려 산림을 황폐화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주군은 올 연말 완공 예정으로 지난해 초부터 16억8000만 원을 들여 간월산과 신불산 일대에서 억새 군락지 보전과 탐방로 조성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간월산(해발 1083m)과 신불산(〃 1159m)은 해발 1000m 이상의 산 8개가 울산을 중심으로 밀집되어 있어 알프스 산맥처럼 경치가 빼어나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산악 지역의 한 자락으로 수십만 평의 억새군락지가 있다.

울주군은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출입으로 억새 군락지가 점점 황폐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등산로 500여 m 구간에 기름에 절인 침목 1000여 개를 계단용으로 설치했다.

하지만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침목의 기름이 빗물에 씻겨 나가면서 땅을 오염시키고 있다. 또 침목에서 기름 냄새가 심하게 나 등산객들은 코를 막고 산을 오르내리는 등 큰 고통을 격고 있다.

등산객 이모(43) 씨는 “억새 보전을 위한 공사를 하면서 기름덩어리나 다름없는 침목을 설치하는 바람에 오히려 산림을 황폐화하고 있다”며 “모처럼 가을 산행을 하면서 기분을 망쳤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인 ‘울산 생명의 숲’ 윤석 사무처장은 “토양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폐침목이나 자연석 등으로 등산로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장 조사 후 토양오염을 심할 경우 울주군에 원상복구를 촉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울주군은 “침목을 설치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름 냄새가 나지만 일정 기간 지나면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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