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검사들의 애환…“1, 2년마다 인사이동”

  • 입력 2005년 8월 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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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현재 여성 검사는 전체 검사(1532명)의 9%인 139명. 대검찰청, 법무부, 서울중앙지검, 서울 동·남·북·서부지검 등 서울에서 근무 중인 여성 검사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혼자는 22명이었다.

이들의 남편은 판사 1명, 검사 3명, 변호사 6명, 군법무관 1명 등 법조인이 11명(50%)으로 나타났다. 또 의사 2명, 시험 준비 2명, 교수 1명, 기자 1명, 대기업 연구원 1명, 자영업자 등 기타 4명 등이었다.

▽부부 검사 13쌍…그들의 애환=부부 검사는 13쌍. 여성 검사 139명 중 상당수가 2001년 21명, 2003년 20명, 2005년 36명 등 최근에 임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내 커플’이 꽤 많은 편이다.

검찰의 ‘1호 커플’은 김영준(金英晙·사법시험 28회·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박계현(朴桂賢·사시 32회·대전지검) 검사 부부. 1993년 서울지검 동부지청(현 서울동부지검)에서 초임 검사와 검사 시보로 만나 박 검사가 서울 동부지청에 초임 검사로 임관한 뒤 결혼했다. 박 검사는 “검찰청 검사 전원이 집들이에 왔다”고 소개했다.

배성중(裵晟中·사시 37회·서울중앙지검)-안미영(安美英·사시 35회·김천지청), 박철웅(朴哲雄·사시 38회·서울중앙지검)-이현정(李炫定·사시 37회·서울남부지검) 커플은 ‘연상 여검사-연하 남검사’ 커플. 모두 같은 검찰청에서 선후배로 일하다 결혼에 골인했다.

△이명신(李明信)-홍종희(洪終姬·사시 39회) △이헌주(李憲柱)-한상미(韓相美·사시 40회) △김한조(金漢祚)-이현정(李炫姃) △권재환(權宰煥)-박미화(朴美花) △강석정(姜錫晶)-권순향(權順香·이상 사시 41회) 부부는 사시 동기 커플들.

부부 검사들은 1, 2년마다 인사 이동이 불가피한 직업의 특성상 인사철이면 함께 지내기 위해 머리를 짜낸다. 부부 검사인 한 여성 검사는 “인천지검-부천지청, 안동지청-의성지청 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지원한다”며 “전주지검과 청주지검에 지원을 해 중간 지점인 대전에 집을 얻어 생활하는 커플도 봤다”고 전했다.

▽남편의 외조는 ‘나의 힘’=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입성해 화제를 모았던 이지원(李至媛·사시 39회·특수1부) 검사는 남편(변호사)의 헌신적인 외조로 유명하다. 이 검사의 남편은 이 검사의 육아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처가살이’를 자처했고, 정보화촉진기금 비리 수사로 이 검사가 매일 야근을 하자 출퇴근을 함께하며 독려했다.

이 검사는 “갓난아이가 마구 울면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다른 방에 가서 잠을 잔다”며 “남편의 외조가 나의 힘”이라고 자랑한다.

대검 연구관인 박소영(朴昭瑛·사시 37회) 검사의 남편은 박 검사가 부산지검 등에서 지방 근무를 할 때 서울에서 홀로 두 아이를 돌봤다. 박 검사는 “판사였던 남편이 올봄 변호사로 개업을 한 데는 지방 근무가 불가피한 나를 고려한 부분이 있다”고 소개했다.

부부 검사인 조성욱(曺成旭·사시 27회·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검사는 부인 노정연(魯禎姸·사시 35회·서울북부지검) 검사의 직속상사인 동기들이 전화를 걸면 ‘혹독한 훈련’을 주문한다. 조 검사는 “동료 검사로서 일에서도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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