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부채에 깃든 느림의 미학

  • 입력 2005년 7월 1일 0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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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신세계갤러리가 본격적인 무더위를 맞아 부채 그림전을 열고 있다.

‘청풍, 선풍(淸風, 扇風)’으로 이름붙인 이번 기획전은 지난달 30일 개막, 이달 13일까지 이어질 예정.

김상연 박수만 전현숙 최재영 씨 등의 서양화와 양홍길 이동환 허임석 씨 등의 한국화에서부터 전명옥 씨의 서예, 이정록 씨의 사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품 100여 점이 부채 속으로 들어가 있다.

우리 선조들이 풍류의 상징물이자 실생활의 소품으로 사랑 받아온 부채에 그림 또는 글씨를 곁들인 것은 160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위가 시작되는 단오에 한여름을 나기 위한 필수품인 부채를 선물로 주고받고, 길을 가다가 거북한 상대를 만나면 외면하지 않고 자연스레 얼굴을 가리거나 호신용으로도 사용해 왔다.

갤러리 큐레이터 황호경 씨는 “선풍기와 에어콘 등 고속냉방기구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있어 부채의 긴요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예술작품과 어울린 특유의 ‘느림’코드가 우리 생활에 뜻밖의 여유를 가져다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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