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산시 압량면 ‘녹색학교’ 현흥초등교

  • 입력 2005년 6월 21일 0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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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깡충깡충/금붕어는 뻐끔뻐끔/꽃들은 살랑살랑/여기는 죽지 않고/오래오래 함께하는/꿈의 동산.’ (1학년 최정우)

경북 경산시 압량면 현흥초등학교의 현관과 복도 등에는 교내 곳곳을 소재로 한 학생들의 시와 사진이 빼곡히 걸려 있다.

영남대 부근인 이 곳은 2년 여 전까지는 운동장과 콘크리트 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평범한 초등학교였다.

그러나 2003년 봄부터 교직원과 학생(700명), 학부모들이 ‘녹색학교’ 만들기에 나선 결과 이제 ‘작은 캠퍼스’로 불릴 정도로 달라졌다.

처음에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시작했던 일이지만 성과는 놀라웠다.

학생들이 즐겨 찾는 곳은 교문 오른쪽에 조성된 ‘꿈의 동산’. 이 동산에는 현재 분수와 물레방아, 소나무, 토끼 사육장, 오솔길 등이 있다.

또 옆에는 텃밭체험장도 있다. 크기는 3∼4평 남짓하지만 당근, 밀, 가지, 마늘, 옥수수, 고추, 보리, 토마토, 부추, 토란, 딸기, 감자 등이 자라고 있다.

18일 오전 꿈의 동산 부근에는 4학년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었다.

권영숙(權永淑·52·여) 교사는 “농촌 학교라 학생과 교사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을 잘 알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이런 곳에서는 식물을 체험하고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를 수 있으므로 아름다운 조경은 그 자체가 훌륭한 교과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4학년 이수빈(11) 양은 “2학년 때까지는 학교에서 구경할 수 없던 꽃과 나무가 지금은 너무 많아졌다”며 “채소도 많이 알게 돼 학교급식에 나오는 반찬이 원래 어떻게 생겼는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꿈의 동산을 비롯해 이 학교에는 작은 공원이 15개소나 있다.

이 학교는 최근 교정 한쪽에 ‘향토덩굴 식물원’을 만들고 있다. 도시에서 구경하기 어려운 머루와 다래, 으름 같은 덩굴식물이 10m가량 되는 철근 터널로 뻗어 올라가고 있다.

이종호(李鍾濠·58) 교장은 “학교가 아름답게 바뀌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경북 뿐 아니라 대구에서도 견학을 하러 온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이 만족하는 학교로 가꾸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흥초등학교는 22일 교내에서 경북도교육청과 학부모 등에게 그동안 추진해 온 녹색학교 실천 사례를 발표한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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