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범 강화도 잠입’ 거짓말이었다… “교도관 골탕먹이려”

  • 입력 2005년 4월 11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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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보호감호소 탈주범 이낙성(41) 씨가 인천 강화도에서 ‘교도소 동기’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긴급 추적에 나섰으나 실제론 이 교도소 동기가 교도관을 골탕 먹이려고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은 9일 강화도의 한 공중전화 번호가 찍힌 부재중 전화를 3차례 받았다는 김모(44·전남 순천시) 씨를 불러 조사한 결과 이는 김 씨가 꾸민 자작극으로 드러났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9일 오전 10시경 강화도에 사는 또 다른 교도소 동기인 조모(48)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잠시 후 공중전화를 이용해 내 휴대전화로 전화를 해 달라”고 부탁했으며 이에 조 씨가 3통의 전화를 김 씨에게 걸었다는 것.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은 김 씨는 이 씨의 탈주 후 자신을 따라다니며 감시하던 순천교도소 소속 교도관에게 “인천에서 전화가 왔는데 누가 한 전화인지 잘 모르겠다”며 이 씨가 전화를 건 것 같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 교도관의 연락을 받은 경찰은 강화도에 수사대를 급파했고 9, 10일 이틀간 강화도 일대에서 대대적인 차량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교도관들이 들이닥쳐 감시하는 바람에 전과자라는 사실이 동네 사람들에게 들통 날까봐 걱정됐다”며 “단순히 교도관을 골탕 먹이고 관심을 돌리려고 꾸몄는데 일이 너무 커져 버렸다”고 말했다.

이 씨는 강도 등 혐의로 2001년 징역 3년,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7일 오전 1시경 신병치료를 위해 입원한 경북 안동시 S병원에서 감시 소홀을 틈 타 서울로 도주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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