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비정규직법안 논의하다 ‘화장실 대추격전’

  • 입력 2005년 2월 25일 0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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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3시경 국회의사당 본관 5층의 환경노동위원장실 바깥 복도. 비정규직 법안 강행 처리 여부 때문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던 이곳에서 난데없이 노동부 장모 과장과 민주노총 이모 부위원장(여) 간에 쫓고 쫓기는 ‘대추격전’이 시작됐다.

법안 주무과장인 장 과장이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에게 “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것은 (당신들이) 정규직이기 때문 아니냐”고 말한 게 사태의 발단이었다.

옆에서 이 말을 들은 이 부위원장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발끈했고 당황한 장 과장이 피신하기 위해 남자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23일 오후 3시경 국회의사당 환경노동위원장실 복도에서 노동부 장모 과장과 민주노총 이모 부위원장(여) 간에 ‘대추격전’이 벌어졌다. ①이 부위원장이 화장실로 피하는 장 과장을 쫓아가고 있다. ②화장실까지 쫓아 들어온 이 부위원장이 장 과장에게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③이 부위원장이 화장실에 숨어 있다 나온 장 과장을 쫓아가고 있다. ④복도로 나온 장 과장이 또다시 도망가고 있다. 장 과장은 결국 비상 엘리베이터 부근 계단에서 다시 이 부위원장에게 붙잡혔다.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 비디오카메라 갈무리.→

그러나 이 부위원장은 화장실까지 쫓아 들어가 문고리를 잡고 “정규직이라서 반대한다니 노동부가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느냐. 지금 장난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따라온 부하 직원의 도움으로 화장실에서 나온 장 과장은 줄기차게 따라온 이 부위원장과 민주노총 관계자에게 다시 계단에서 붙잡혔다. 이 부위원장은 “노동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계속 추궁했고 장 과장은 “기자들은 보내고 얘기하자”고 말해 대화가 시작되면서 추격전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 장면들과 대화 내용은 현장에 있던 인터넷 매체들의 카메라에 찍혀 24일 일반에 공개됐다.

한편 국회 환노위는 민주노동당과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비정규직 관련 2개 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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