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 씨(23·무직)는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4시 50분경 대구 동구 지묘동 급커브 길에서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승용차에 여자친구 권모 씨(20)와 동네 선배 차모 씨(28) 등 2명을 태우고 가다 전복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차 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자 박 씨는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권 씨와 입을 맞춰 “숨진 차 씨가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사고현장을 감식한 경찰은 숨진 차 씨가 조수석 바깥으로 튕겨 나온 점 등 미심쩍은 정황이 드러나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하지만 사고기록을 검토한 국과수는 누가 운전했는지 밝혀내기는 어렵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사건이 미궁에 빠질 조짐을 보이자 최근 박 씨와 권 씨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모두 양성반응이 나타나자 경찰은 이들을 추궁해 조작 사실을 자백 받았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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