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탐지기의 힘…음주운전 20代, 애인과 말 맞췄다 들통

  • 입력 2005년 2월 23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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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승용차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로 동승자가 숨지자 처벌을 면하기 위해 숨진 동승자가 운전을 했다고 조작한 20대 남자가 거짓말탐지기 검사에 의해 사고 발생 126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박모 씨(23·무직)는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4시 50분경 대구 동구 지묘동 급커브 길에서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승용차에 여자친구 권모 씨(20)와 동네 선배 차모 씨(28) 등 2명을 태우고 가다 전복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차 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자 박 씨는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권 씨와 입을 맞춰 “숨진 차 씨가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사고현장을 감식한 경찰은 숨진 차 씨가 조수석 바깥으로 튕겨 나온 점 등 미심쩍은 정황이 드러나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하지만 사고기록을 검토한 국과수는 누가 운전했는지 밝혀내기는 어렵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사건이 미궁에 빠질 조짐을 보이자 최근 박 씨와 권 씨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모두 양성반응이 나타나자 경찰은 이들을 추궁해 조작 사실을 자백 받았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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