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조선판 사랑과 영혼 ‘원이 엄마’ 청동조각으로…

  • 입력 2005년 1월 14일 2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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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한 남편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 등을 담은 편지가 공개돼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불리기도 했던 ‘원이 엄마’를 기리는 조형물이 3월 말경 경북 안동지역에 설치된다.

14일 ‘안동 아가페상(像) 건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원이 엄마의 상징 조형물 현상공모를 낸 뒤 최근 접수된 21개 후보작을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서울에서 활동 중인 조각가 이현우(李玄雨·39) 씨의 작품이 당선작으로 결정됐다.

이 작품은 3m 높이의 원이 엄마 모습의 청동조각과 산(山) 능선 모양의 조형물로 구성된다. 산 능선 모양의 조형물은 원이 엄마의 그리움과 사랑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

이 작품은 2003년 12월 안동시 정하동 가로변 녹지공원에 들어선 관련 비석 4개의 앞쪽 중앙 지점에 3월 말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대구지검 안동지청 범죄예방위원회 소속 지역 인사들로 구성된 건립추진위는 당선작이 완성될 때까지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든 축소모형(높이 1m)을 안동지청 앞에 전시키로 했다.

건립추진위 이춘은(李春殷) 위원은 “원이 엄마의 삶이 현대인의 표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조형물을 건립키로 했다‘며 “건립비는 설치비용 등을 포함해 총 1억원”이라고 말했다.

한지에 한글고어체(언문)로 작성된 원이 엄마의 편지는 1998년 정하동 택지개발 공사 과정에서 고성 이씨 이응태(1556∼1586)의 무덤을 이장하다 발견됐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는 어린 아들과 유복자를 두고 만 30세에 숨진 남편을 사모하는 정과 안타까운 마음이 잘 표현돼 있어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조각가인 이 씨는 “원이 엄마의 순수한 사랑은 인스턴트 식 사랑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며 “그의 편지를 읽고 느꼈던 감동을 작품에 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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