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이순덕 할머니, 4억6000만원짜리 건물 건국大 기증

  • 입력 2005년 1월 14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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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덕분에 돈을 벌었으니 이젠 학생들에게 베풀어야지.”

파킨슨병에 걸린 이순덕 할머니(78·사진)는 14일 40년간 홀로 담배를 팔고 삯바느질 등을 하며 힘들게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건국대에 기증했다.

14일 오후 건국대 총장실에서 열린 기증식에서 이 할머니는 4억6000만 원 상당의 2층 건물을 기증하겠다는 기증서를 정길생(鄭吉生) 총장에게 건넸다.

6·25전쟁 당시 고향인 황해 연백에서 강화도로 내려와 평생을 실향민으로 홀로 살아온 이 할머니는 1960년대부터 건국대 앞에서 담배를 팔며 이 대학과 인연을 맺었다.

통일이 되면 북한에 있는 두 여동생을 먹여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40년간 열심히 모은 돈으로 마련한 전 재산이 이번에 기증한 2층짜리 건물로 서울 광진구 모진동 건국대 후문에 위치해 있다.

평생 악착같이 번 돈을 건국대에 기증하게 된 계기는 4년 전 찾아온 파킨슨병 때문이었다. 통일 후 여동생들과 함께 살기 위해 열심히 모은 돈이었지만 몸에 마비가 올 정도로 병환이 심해져 통일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이 할머니는 “죽기 전에 재산을 보람 있게 쓰고 싶어 궁리하던 중 ‘건국대 학생들을 상대로 번 돈이니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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