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충청표 독식 욕망이 행정수도이전 파탄 불러”

  • 입력 2005년 1월 7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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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야는 이념투쟁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중이다. 행정수도 이전만 봐도 정부여당은 충청 표까지 독식해 2007년 대선까지 먹으려 했던 걸까.”

‘호남 대표 논객’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6일 대구매일신문 등 지방지 6개사에 공동 기고한 칼럼을 통해 정치권을 비판했다.

강 교수는 칼럼‘어느 편이냐고 묻지마라’에서 “참여정부가 ‘목숨을 바쳐’ 해야 할 일은 야당과의 전쟁이 아니라, 진정한 참여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질책했다.

강 교수는 해방정국 이후 계속된 우리 사회의 이분법적 ‘편가르기’와 그에 따른 상처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소설가 김훈의 ‘어느 편이냐고 묻지 마라. 그 질문은 너무 폭력적이다’는 말을 인용했다.

그는 한국정치의 분열주의는 한국인의 심성 탓이라기 보단 바로 ‘승자 독식주의’와 ‘논공행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실질적인 이익이건 심리적인 만족이건 중간파에겐 떡은 커녕 떨어질 떡고물조차 없는 게 우리 현실”이라며 “미래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라도 어느 한쪽에 줄을 서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단순히 어느 편이냐고 묻는‘편 가르기’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나와 다른 편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참여정부는 한나라당을 포용해 참여시켰다면 얼마든지 성사됐을 것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독선과 오만으로 모든 것을 독식하고자 했고, 그 결과는 최악의 파탄이었다”고 했다.

그는 “두렵게 생각해야 할 점은 이전투구(泥田鬪狗)의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을까봐 어느 편이냐는 질문을 폭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라며 “열정에 대한 환멸이 냉소로 이어진다면 과거 어느 것보다 한국민주주의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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