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5년 1월 5일 17시 5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 교수는 영한사전이 일본 영어사전을 그대로 베낀 흔적이 역력한 사례를 집중 지적했다. ‘king’의 번역어에 ‘왕’이란 한자어는 있어도 ‘임금’이란 말이 없고 ‘I’의 번역어에 ‘저(는)’ ‘제(가)’는 빠져 있는 등 순수우리말 번역어가 빠진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brother/sister’의 경우 오빠/누나·누님 등 현실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이 누락돼 있고, ‘native speaker’는 ‘원어민(原語民)’, ‘wannabe’는 ‘극성팬’이라는 간결한 표현을 놔두고 ‘(어떤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나 ‘동경하는 것과 같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식의 장황한 설명 투의 표현만 실려 있는 점도 이 교수의 지적사항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우리말 홀대 현상은 일본의 영어사전을 베끼는 바람에 생긴 것”이라며 조선을 뜻하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영어표현인 ‘the Land of Morning Calm’조차 일본사전에 등장한대로 ‘the Land of the Morning Calm’으로 잘못 표기한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