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세레브렉스’ 처방주의보…“다량복용땐 심장병 위험”

  • 입력 2004년 12월 23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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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의 세레브렉스(상품명은 쎄레브렉스)와 항소염제 나프록센 계열의 약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최근 미국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국내 보건당국이 이들 약품의 사용에 대해 ‘주의보’를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3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에 세레브렉스와 나프록센 제제에 대한 처방 조제 복용지도에 유념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화이자사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세레브렉스의 대장암 예방효과에 관한 임상시험에서 매일 세레브렉스 400∼800mg을 복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병 위험이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시험은 물론 TV광고도 중단했다.

또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 중 나프록센 제제를 복용한 뒤 심혈관계 부작용이 증가했다는 예비 평가자료가 공개돼 미 식품의약청(FDA)이 시험을 중단시키고 나프록센을 1회 220mg, 하루 두 차례, 10일 이하로 복용할 것을 권고했다.

식약청 이정석(李政錫) 의약품관리과장은 “이들 두 제제에 대해 우리도 세부 검토를 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 의사 약사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세레브렉스는 COX-2로 불리는 염증 유발 단백질을 선별적으로 차단하는 신개념 소염진통제로 국내에서는 한국화이자제약의 ‘쎄레콕시브 캡슐 200mg’이 전문의약품으로 시판되고 있으며, 처방 없이 약국에서도 살 수 있는 나프록센 제제는 112개 품목이 팔리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본사에서 이번 연구 외에도 나머지 2개의 연구결과를 함께 분석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때까지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화이자 본사도 다른 임상시험에서는 세레브렉스를 하루 400mg 복용한 사람들의 심장병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고 문제의 임상시험 결과가 지금까지의 많은 자료와도 일치하지 않아 세레브렉스 판매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레브렉스와 같은 계열의 COX-2 저해제인 바이옥스의 제약사인 머크가 심장병 유발 위험을 부인하다 위험이 사실로 입증되자 9월 약을 전량 회수한 선례가 있어 화이자사의 향후 조치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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