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해 넘기는 사업/⑥영종도·용유도 불법포장마차 정비

  • 입력 2004년 12월 21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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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포장마차를 철거하겠다고 발표만 하고, 슬그머니 발을 빼니 포장마차 상인들이 행정 당국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닙니까.”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 사는 강모 씨(41)는 일요일인 19일 가족과 함께 중구 용유도 거잠포 해안을 찾았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해송으로 둘러싸인 해변은 대형 포장마차가 점령해 있었고 일부 상인들은 호객행위까지 서슴치 않았다.》

정씨는 “행정 당국(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모든 행정력과 경찰력을 투입해 불법포장마차를 철거하겠다고 발표해 놓고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10월 25일 “중구 영종도, 용유도 해안가의 포장 마차 철거를 위해 2억4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 용역업체를 선정했으며 12월 중순까지 불법포장 마차를 모두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2월 말이 됐지만 실제로 이뤄진 것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불법 포장마차 철거 추진과정=인천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2000년 연륙교가 개통되면서 관광객이 몰리자, 포장마차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특히 영종, 용유지역의 노점상 단속권이 지난해 10월 중구에서 인천경제청으로 넘어간뒤 2배 이상 늘어 났다. 현재 이 일대에는 모두 170여 개의 포장마차가 영업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영종도 내 운서동 등 공항신도시에도 주말이면 30여 개의 이동식 포장마차가 몰려들어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사정이 악화되자, 인천경제청은 10월 영종도와 용유도 해안가를 따라 영업 중인 포장마차 159개를 철거하기 위한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11월초 포장마차 업주들에게 30일 이내 자진철거를 유도하는 계고장을 발송했으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강제 철거에 들어간다고 통보했다.

▽철거작업 왜 미뤄졌나=인천경제청은 용역업체 직원 400여 명만으로는 철거가 어렵다며 경찰력 투입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연말 방범활동 강화 기간이어서 금융기관 경비인력이 부족하다며 경찰력 투입에 난색을 표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소속 기동대는 모두 4개 중대로 400여 명에 불과하다. 이중 2개 중대는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경인방송에, 나머지 2개 중대는 부평의 미군부대인 캠프마켓에 배치돼 있다. 사정이 이런대도 인천경제청은 기관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철거발표부터 해 버린 것.

인천경제청 김명국 건설환경과장은 “용역업체 직원만으로 철거가 불가능해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불법포장마차 철거를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내년 3월 말까지 포장마차 철거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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