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교조의 변화를 기대한다

  • 입력 2004년 12월 13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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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새 위원장으로 뽑힌 이수일 서울 중화고 교사가 “지나친 투쟁을 자제하고 참교육 실천에 주력하겠다”고 당선 포부를 밝혔다. 투쟁 일변도의 기존 전교조에 실망했던 교육 수요자들에게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1999년 전교조 합법화 이후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추락하는데도 전교조는 교사의 본분인 교육 대신 대통령 탄핵 반대, 이라크 추가 파병 반대 등 정치투쟁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전교조는 ‘교육 민주화를 위한 대장정’이었다고 하지만 교사 스스로 민주주의의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교실까지 비워 학생과 학부모를 실망시킨 일도 없지 않았다.

새 집행부의 당선은 전교조 내부에서조차 강경투쟁 일변도에 반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기업체 노조활동도 과격 투쟁으로 나설 경우 국민의 외면을 받는 실정이다. 전교조 역시 교육현장을 벗어난 교사운동은 국민과 학부모, 심지어 학생들의 비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이 위원장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사회개혁 과제 실현’이 전교조의 참교육 실천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하기 바란다.

이제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의 권익보다는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겠다’던 전교조 합법화 당시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신임 위원장은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학생,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국민이 원하는 교육개혁은 교사의 개혁부터 시작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국민의 70%가 교사 평가를 지지하는 게 현실이다. 교사가 먼저 스승다운 스승으로 거듭나 학생의 인성(人性)교육은 물론 학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쓸 때 사교육의 병폐가 줄고 공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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