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한국경제, 미시는 물론 거시도 걱정"

  • 입력 2004년 12월 6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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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까지만 해도 거시경제는 좋았고 미시경제가 문제였는데 최근에는 미시는 계속 어렵고 거시도 걱정이 된다."

정운찬(鄭雲燦) 서울대 총장은 6일 경기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진행된 고위정책과정 강연에서 최근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정 총장은 "경제를 보는 시각 중 '거시 경기적 시각'은 경제를 커다란 숲으로 보고 멀리서 망원경을 통해 파악하는 것이라면 '미시 구조적 시각'은 숲을 구성하는 나무 하나 하나 혹은 나무와 나무 간의 관계를 현미경을 가지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시적 측면에서 본 한국경제는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40년간 연평균 8%씩 성장하는 등 '괜찮았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금융부문의 부실채권 문제 등 미시 측면은 '초라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2년 전까지만 해도 이처럼 미시 부문이 문제가 됐는데 최근에는 미시뿐 아니라 거시도 나빠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소비부진과 투자기피 등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성장률 추락 등 거시경제 지표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전'은 현 정부 출범시기와 일치하지만 정 총장은 '현 정권'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정 총장은 또 "한국 경제는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래를 위한 실력배양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경기부양과 구조조정 등 두 가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전통적의 의미에서 벗어난 경기부양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장은 "서울대의 학사과정뿐 아니라 대학원 정원도 줄인 뒤 남은 인력을 '소수 정예화'할 계획"이라며 "대학원의 각종 특수과정도 없애는 방향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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