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않는 조기교육 열기]우리아이 영어유치원 보낼까 말까

자녀의 영어교육은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자녀를 영어유치원에 보낼 때는 영어를 배우는 유치원이 아니라 영어로 배우는 유치원을 선택하라고 권한다. 어린이들이 영어유치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SLP 성북지점

《“굿모닝 맘” 영어유치원을 다니는 4세 어린이의 아침 인사말이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만 9세)부터 영어를 배우도록 돼 있지만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 유치원은 원아모집이 어려울 정도로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조기 영어교육의 효과에 대한 끝없는 논란은 그 같은 관심의 증거이다. 본격적인 유치원 원아모집 시기를 맞아 일반유치원을 보낼까, 영어유치원을 보낼까 학부모의 고민은 크기만 하다.》

● 영어유치원, 유치원이 아니다

S영어학원 계열의 P유치원의 하루 수업시간은 오전 9시반∼오후 3시로 일반 유치원과 비슷하다. 그러나 한달 수강료는 103만원으로 20만원대인 일반 유치원의 5배 수준이다. 50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곳도 있다.

그러나 영어유치원은 이름만 유치원일 뿐 학원이다. 정확한 명칭은 ‘어린이 영어학원 내 유아반’이라고 해야 한다.

영어유치원은 유치원마다 수업내용과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아이의 영어실력에 따라 반을 편성하는 곳과 연령에 따라 시작하는 곳이 있다. 100% 영어를 사용해 수업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오전에는 영어로, 오후에는 한국인 교사가 한글 수학 미술 음악 등을 한국어로 지도하는 경우도 있다.

● 영어교육에 효과가 있을까

엄마가 영어교육을 해 줄 수 없는 상황에서는 가장 쉽게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 실제로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발음이 좋고 1년 이내에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을 보면 영어유치원의 효과가 과장됐다고만은 할 수 없다.

인터넷 영어교육 커뮤니티 쑥쑥닷컴에는 ‘영어유치원을 보낸 엄마들의 경험담’이 연일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1년간 교육비를 생각하면 무리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제 초등학교에서 뒷심을 발휘하는 것을 보니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초등 1학년 엄마)

‘지난해 일반유치원 설명회에 갔더니 엄마들이 영어유치원에 다니면 국어와 수학을 못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러나 영어유치원에서도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고 집에서는 한글 책을 읽으니 문제가 없다.’(이현 엄마)

‘6세 딸을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영어유치원만 믿으면 엄마가 생각하는 것만큼 늘지 않는다.’(재연 엄마)

반면 영어유치원의 부작용에 대한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영어유치원에서 교사로 일했는데 아이들 중에는 유치원 가기 싫어하고 와서도 배가 아프다며 엎드려 있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들으니까 너무 싫다는 것이다.’(김은경)

‘영어유치원에서 영어로만 아이들을 평가하는 게 아닌가 싶다. 영어에 별 관심이 없는 우리 아이 기만 죽이겠다는 생각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또이 엄마)

● 유아교육이 먼저

쑥쑥닷컴의 서현주 대표는 “영어를 쓰는 환경을 접한다는 사실에 우선 만족해야 하고 엄마가 관심을 갖고 뒷바라지를 해야 영어가 는다”고 주장했다.

유아기에는 다양한 활동을 통한 조화로운 발달이 필요한데 영어유치원 커리큘럼이 일반유치원만큼 영역별로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은 단점이다.

따라서 영어유치원을 보내려면 영어에만 치중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경우 이화여대교수(유아교육)는 “6∼8세에 언어습득 장치가 발달되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에 접하는 것은 좋다”며 “그러나 이 시기에 경험해야 할 다양한 활동이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영어유치원
영어유치원	특징		연락처
원더랜드	반마다 영어교사 2명과 유치원 담임교사 배치. 다양한 ESL교재 사용.		02-517-0533 www.wonderland.or.kr
SLP	SLP 서강대 영어교육연구소에서 개발한 교재 사용. 반마다 유아교육전공자인 한국인교사와 원어민 교사배치.		www.slp.ac.kr
ECC	시사영어사가 개발한 교재사용. TESOL을 전공한 원어민과 전문교사양성과정을 수료한 한국인 강사가 교대로 수업 진행.		02-2267-0509 www.ybmecc.com
키즈클럽	영국에 본사를 둔 영어유치원. 외국인 교사가 담임. 교재로 3D키즈엑셀 프로그램과 토픽북 사용.		02-6254-0505 www.kidsclubworld.co.kr
김린의키즈잉글리쉬	㈜한미교육개발부설 영어유치원. 반마다 교사비자를 소지한 외국인과 유아교육전공자인 한국인교사 배치. 성교육 안전교육 과학탐구 등의프로그램도 진행.		www.klke.co.kr
PSA	시사영어사의 또 다른 영어유치원. 반마다 한국인 교사 1명과 원어민교사 1명, 보조교사 1명 배치. 내외국인 교사 공동수업.		02-571-0509

김진경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