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30대男, 지하철 선로 떨어진 시각장애인 극적 구조

  • 입력 2004년 11월 4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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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인씨
“무슨 생각을 하고 뛰어든 것은 아닙니다. 막상 구하고 나서는 아찔한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상황이면 누구나 그랬을 겁니다.”

30대 시민이 열차가 막 들어서는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선로에 떨어진 여성 시각장애인을 극적으로 구해냈다.

3일 낮 12시 45분경 서울 중구 을지로7가의 지하철 4호선 동대문운동장역에서 거래처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던 황보인씨(38·개인사업)는 옆에서 걸어오던 최모씨(29)가 발을 헛디뎌 선로에 떨어지자 앞뒤를 가리지 않고 뛰어내렸다.

황보씨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최씨를 승강장으로 올려줬다. 그러나 승강장이 생각보다 높아 정작 본인은 한 번에 승강장으로 뛰어오르지 못했고 그 순간 열차는 승강장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힘을 다해 뛰어오른 황보씨가 안전하게 선로를 벗어난 1, 2초 후 열차가 지나갔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황보씨는 승강장에 올라선 뒤에야 최씨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살려 달라’ ‘선로에 사람이 떨어졌다’란 소리에 무작정 뛰어내렸습니다. 집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얘기했더니 ‘멋쟁이 아빠’라며 좋아하더군요.”

서울 중부경찰서는 황보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하기로 하고 이달 중순 시상식을 갖기로 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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