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郡학생, 서울대 門 넓어졌다… 수시 첫 지역균형선발 1단계

  • 입력 2004년 11월 1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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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학년도 입시에서 처음 실시된 서울대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 1단계 합격자 중 서울 및 광역시를 제외한 시군지역 출신 비율이 지난해 수시모집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지역 출신 비율은 크게 줄어들어 합격자의 지역별 분포가 각 지역 고교 3년생 비율과 비슷한 정도로 고르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는 지난해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을 각각 반영하는 일반적인 수시모집(1단계)을 실시했으나 올해는 처음으로 내신(학교생활기록부)을 중심으로 한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서류 면접을 중심으로 한 특기자전형으로 나누어 실시했다.》

▽시·군지역 증가, 서울 감소=서울대가 1일 발표한 지역균형선발전형 1단계 합격자 자료에 따르면 전체 합격자 1380명 중 시지역 학생은 37.4%, 군지역은 7.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수시모집(최종 합격자 기준) 때에 비해 각각 9.1%포인트, 3.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이 지역 고교 3학년생 비율인 40.8%, 7.5%에 근접한 수치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 명의 합격자도 내지 못했던 시골지역의 학교에서도 이 전형을 통해 합격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전형에는 지난해 지원자를 내지 않았던 23개 군 소재 28개 고교를 포함해 188개 고교가 새로 지원자를 냈다.

이 관계자는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1단계 전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수시모집 때 38.2%의 합격자를 냈던 서울지역 출신 학생 수는 이번에 23.4%로 줄었다.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권’ 출신 비율 역시 8.9%에서 3.5%로 줄어 이 지역 고교 3년생 비율인 5.1%에도 못 미쳤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의 내용=지역균형선발전형은 전국 고교별로 3명 이내의 추천을 받아 1단계에서 각 단과대가 내신성적만으로 2,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80%)과 서류 면접(20%)으로 뽑는다.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내신만을 기준으로 선발한 1단계 통과자 1380명의 지역별 분포로 올해 모집정원 659명의 약 2배수에 해당한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아직 최종 전형이 남아 있지만 2단계에서도 1단계 성적의 80%가 반영되므로 합격자 비율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인문대 40%, 생활과학대 30% 등 단과대별로 모집정원의 20∼40%를 선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의미=지역균형선발전형은 서울,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입학생 편중현상을 완화해 학생 구성을 다양화하고 상대적으로 교육 등 사회경제적 환경이 좋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경범(金京範) 책임전문위원은 “우수 학생의 기준을 다양화한 것”이라며 “비록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수능이나 다른 전형요소에서의 경쟁력은 떨어질지 모르나 잠재력을 가진 학생을 발굴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전형에 대해 강남 등 서울 출신 학생들이 ‘역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정원의 20%가량을 선발하는 것으로 입학생의 구성을 다양화한다는 취지가 중요하다”며 “특기자전형, 정시모집 등 다른 전형을 통해 모든 학생이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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