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덩치만 크고 체력은 약한 아이들

  • 입력 2004년 8월 23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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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 학생들의 체력과 운동능력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교육인적자원부 조사에서 밝혀졌다. 입시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초등학생마저 체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요즘 아이들은 매사에 끈기와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하던 일을 끝까지 마무리 못하고 쉽게 중도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체력 약화일 게 분명하다.

이 문제는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우려를 자아낸다. 체력이 곧 국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체력의 뒷받침 없이는 청소년의 다른 소질과 능력도 정상적으로 발휘되기 어렵다. ‘약골’ 청소년이 많을수록 나라의 장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청소년의 영양상태는 전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양호해졌다. 체력 저하는 결국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귀착된다. 동네 놀이터나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청소년들이 컴퓨터나 TV 앞에 오래 앉아 있으니 밖에 나가 놀 시간이 없다. ‘골목대장’이란 말도 어휘사전에서 사라지기 직전이다. 물론 학원과 입시준비에 매달리는 탓도 클 것이다. 청소년들의 체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학교 운동장만 살펴보아도 체력 저하가 왜 가속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학교마다 교실을 증축한다며 운동장을 크게 줄였다. 체육시간이 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학생들이 그나마 운동을 할 시간이 더 줄어들었다. 학교 체육에 대한 경시와 몰이해를 보여 준다.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사회는 다양한 체육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학교와 학부모는 학습활동 못지않게 체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사회의 전반적인 건강 열풍 속에서 청소년의 체력 문제도 새롭게 접근할 때가 됐다.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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