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울리고… 벨까지… 경찰 ‘경솔한 출동’ 논란

  • 입력 2004년 8월 9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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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학만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경솔하게 대처해 하마터면 박모씨 등 인질의 신변에 ‘큰일’이 생길 뻔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박씨의 이웃인 장모씨(55)는 “경찰이 출동할 때 경찰차 3, 4대가 사이렌을 울렸고 박씨 집의 현관문이 잠겨 있자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까지 눌렀다”며 “경찰이 요란하게 출동해 주민들이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씨가 검거된 직후 박씨가 경찰에 항의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공모씨(52)도 “경찰이 현관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르자 박씨가 ‘누굴 죽이려고 그러느냐’고 소리치며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경찰들이 인질이 붙잡혀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면 은밀히 접근하고, 정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박씨가 화장실로 도망가지 못했으면 어떻게 됐겠느냐”고 경찰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서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이씨가 자해소동을 벌이는 등 상황이 워낙 급박해 전후 사정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정확한 설명을 피했다.

한편 경찰은 박씨의 전화를 받고 경찰에 신고한 아들 신모씨(28)에게 현상금 5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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