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시교육청 오락가락 행정

  • 입력 2004년 7월 30일 2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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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이 먼 거리 통학을 줄이기 위해 현재 2개로 된 일반계 고교 학군(學群)을 내년부터 4개로 나눠 신입생을 배정한다는 내용의 ‘고등학교 학교군 개정안’을 이달 초 입법 예고한 것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철회를 결정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군조정을 믿어 온 학생, 학부모들은 해마다 되풀이해온 고교 신입생의 원거리 배정에 따른 민원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30일 시 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2학군으로 광역화돼 있는 일반계 학군을 4개로 세분화하고 2개 공동 학군을 신설해 내년 신입생 배정 때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의 고교 학교군 개정안을 1일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입법예고 기간 중 남, 동, 중구지역 학부모들이 ‘명문고교’ 배정을 제한하는 조치라며 탄원서를 내자 교육청은 1년 넘게 추진해 온 학군 세분화를 포기하고 현행 학군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학부모 이상민씨(48·인천 연수구)는 “교육청이 입법 예고 전에 학부모들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쳤다면 혼선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인천시교육위원회 남무교 위원은 “입법예고 내용을 철회한 자체가 교육행정의 심각한 오류”라며 “이 문제를 꼼꼼히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참부모 학부모회 인천지부 등 교육관련 시민단체도 공청회 등 신중한 검토과정 없이 입법예고한 교육청 때문에 학생, 학부모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교육청 고승의 기획관리국장은 “입법예고는 의견수렴을 위한 절차인 만큼 학부모들의 반대의견이 많으면 이를 수용해야 한다”며 “내년도 신입생 배정은 기존 배정체제를 따르고 원거리 배정에 따른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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