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폭염 계속돼 “바다엔 적조 땅엔 병해충”

  • 입력 2004년 7월 29일 22시 27분


장마 뒤끝 폭염으로 농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남해안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유해성 적조가 발생하고 농촌에서는 병해충이 기승을 부려 풍년농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유해성 적조 출현=여름철이면 예외 없이 발생하는 유해성 적조가 올해는 장마가 끝나고 고온 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10여일 빨리 발생했다.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다음달 초순 전남 고흥 나로도∼여수 소리도∼경남 남해도 해역에서 유해성 적조가 본격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남해안을 조사한 결과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완도∼고흥 나로도∼소리도 해역에서 1mL당 0.05∼8.4개의 밀도를 보였으며 특히 거금도∼외나로도 서쪽 해역이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과학원은 표층 수온이 23∼25도로 적조생물 성장에 적합한데다 영양염이 풍부해 유해성 적조가 예년보다 빨리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적조주의보는 유해성 적조생물 밀도가 1mL당 300개체 이상일 때, 경보는 1000개체 이상일 때 각각 발령된다.

어민들은 해마다 적조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황토 살포 외에는 이렇다할 방제 대책이 없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해 전남에서는 유해성 적조로 양식 어패류가 폐사해 175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병해충도 기승=전남지역 벼 논에 잎집무늬마름병, 잎도열병, 혹명나방 등 병해충 발생이 부쩍 늘어 농민들이 방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9일 전남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함평 영광 등 12개 시군 벼 논 240필지(4만8000평)를 조사한 결과 병해충 발생 비율이 전년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잎집무늬마름병은 발생 비율은 49.2%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무려 29% 포인트나 높았고 이 병에 걸린 줄기 비율은 최고 23.5%로 줄기 100개 중 23개가 병에 걸려있는 상태.

이 병은 이삭이 나온 뒤에도 제대로 여물지 않고 싸라기가 되는 등 벼농사에 가장 큰 피해를 줘 농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잎도열병은 발생 비율도 14.2%로 지난해 보다 7.4% 포인트가 높았으며 기상여건에 따라 이모작 지역에서 잎도열병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박종대 박사는 “병해충이 확산될 경우 쌀의 품질이 떨어지고 수확량 도 줄어든다”며 농민들에게 철저한 방제를 당부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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