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보도…'불량만두 방송화면' 진실게임

  • 입력 2004년 6월 18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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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불량만두 방송화면' 관련 기사>

'불량만두'를 보도한 방송사의 화면이 만두소 재료가 아니라 진짜 쓰레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동아닷컴의 지난 16일 자 보도에 대해 KBS 등 방송사들이 법적 소송을 검토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동아닷컴은 지난 16일 "KBS MBC 등 방송사들이 지난 6일 불량만두에 쓰이는 만두소라고 보도한 화면은 대부분 경찰이 제공한 것으로, 문제의 쓰레기 장면은 만두소 재료가 아니라 버리기 위해 모아놓은 진짜 쓰레기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닷컴은 "특히 업체 관계자와 인터뷰를 한 사람도 기자가 아닌 경찰이었음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며 방송사의 지난 6일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동아닷컴은 모 단무지 공장 사장 말을 인용하면서 "방송된 화면은 우리공장이 확실하며 지난 5월 경찰이 '수사 참고자료'라며 쓰레기더미에 버려진 단무지를 찍어간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어떻게 이 화면이 방송에서는 만두소 재료인 것처럼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고 인용, 보도했다.

이어 동아닷컴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장을 찾아온 방송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아마 경찰이 제공한 화면에서 필요한 부분만 짜깁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단무지 공장 사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방송 보도가 지나치게 왜곡 또는 과장돼 매출이 70%이상 떨어졌고 대부분 단무지 공장이 문을 닫아야 될 형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동아는 한국단무지제조협회가 지난 15일 이에 대한 해명서를 냈으며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 MBC는 동아닷컴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당시 '불량만두' 사건을 직접 취재한 KBS 사회부 김상협 기자는 "동아닷컴의 보도내용은 모 단무지 공장 사장의 말을 인용한 것인데, 이 업체의 영상화면은 전혀 방송에 내보내지 않았다"면서 "뉴스에서 보도한 화면은 다른 업체"라고 밝혔다.

김 기자는 "동아닷컴의 보도를 보고 너무 황당해서, 제보를 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 사장을 만나 직접 화면을 보여줄 생각"이라면서 "적어도 이런 내용을 제보하기 전에, 방송사에게 확인이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김 기자는 "당시 방송에서 내보낸 화면은 경찰에서 제공한 것과 자체적으로 찍은 것을 합한 것"이라면서 "우리가 직접 현장을 방문했으며 이때는 대부분 문을 닫아버린 상태여서 구체적인 화면을 찍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KBS는 동아닷컴의 정정보도 여부와 상관없이 법적 소송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MBC 사회부 유재광 기자 또한 "당시 화면은 경찰청이 제공한 화면과 자체적으로 찍은 것을 합한 것이지만, 경찰쪽에 확인한 결과 방송화면에 나온 공장의 '불량 만두소'는 납품했거나 납품할 예정인 만두소임에 분명하다"면서 "경찰 또한 이미 업자들의 확인진술서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유 기자는 "오늘(17일) 경찰과 기자, 의혹을 제기한 업체 사장과 3자 대면을 하려고 했으나 감사원에서 진술조서를 가져가 무산됐다"면서 "당시 방송에서 내보낸 화면은 의혹을 제기한 업체가 아님에도 왜 이런 주장을 하는 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경찰도 동아닷컴의 보도를 부인하고 나섰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어제 자 동아닷컴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는 "동아닷컴 해당 기자와 제보한 모 사장 사이에 사실확인이 있었고, 보도내용이 잘못됐다고 기자가 인정했으며 동아닷컴 측에서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면서 "관련 사안들은 모두 경찰청 출입기자들에게 해명이 된 상태"라고 밝혔다.

동아닷컴이 보도내용의 잘못을 인정했다는 경찰의 주장에 대해 동아닷컴 관계자는 "잘못을 인정했다는 것과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는 경찰청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보도한 기사는 특정 업체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고, 방송사들이 모 업체 화면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현재 경찰청에게 테이프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민임동기·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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