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신임 부산시장-경남지사의 과제

  • 입력 2004년 6월 7일 20시 50분


허남식(許南植) 부산시장과 김태호(金台鎬) 경남지사가 7일 오전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2006년 6월말까지다. 이들 앞에는 풀어야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허 시장은 그가 내건 ‘세계도시 부산’의 토대를 구축해야 할 뿐 아니라 지역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등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또 갈등해소와 지역사회 통합이라는 현안이 놓여 있다. 선거기간 내내 학계와 경제계, 문화계, 종교계, 여성계 등과 대립한 만큼 시민 대통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

허 시장은 정무부시장 재직 당시 운수업체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소위 ‘동성게이트’가 여전히 부담이다.

선거기간 제시한 해양특별시 승격을 비롯해 경제·여성 부시장 등 3부시장제 추진, 2011 세계박람회 개최, 국제전문인력 1만명 양성 등 공약이 잔여임기 2년안에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특히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제(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제2차 정상회의장 건립 등 10개 사업에 필요한 국비 845억원을 확보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이번 선거가 간부 공무원 출신끼리의 대결이었던 만큼 벌써부터 인사태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행정, 정무부시장 자리가 비어있고 2, 3급 등 10여명으로 구성될 ‘APEC 준비단’이 출범 단계에 있어 고위직의 잇단 승진과 이동이 불가피하다.

한 공무원은 “인사를 얼마나 공정하게 처리하느냐가 ‘허 시장 체제’를 평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60%가 넘는 지지를 보낸 도민들의 기대도 크지만 젊고 행정경험도 일천한 김 지사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도정의 연속성 문제다. 그는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의 10년 도정을 ‘이벤트’, ‘전시성’으로 격하하며 큰 변화를 예고했다.

F3(포뮬러 쓰리) 자동차 대회의 재계약은 물론 F1(포뮬러 원)의 유치에도 부정적이다. F3 재계약은 올해 예산 책정과 도의회가 승인이 끝난 상태다. F1 유치 역시 그가 독단으로 백지화할 사항은 아니라는 여론도 만만찮다.

김 지사는 ‘실사구시(實事求是)형 행정’을 행정을 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약과 취임사는 대부분 ‘개척정신’, ‘역동적 리더십’, ‘뜨거운 열정’, ‘뉴 경남’ 등 현란한 구호로 채워졌다.

무분별한 기구 증설도 우려된다. 그는 ‘기술 기능인력 개발원’, ‘건강산업 연구단지’ ‘경남과학기술원’ ‘경남관광개발공사’ ‘해양생물연구소’ ‘여성인력개발센터’ ‘도립국악단’ 등의 출범이나 설립을 공약했다.

한나라당 소속이 대부분인 도의원과 국회의원은 물론 공무원노조와의 관계설정도 관심거리다. 도의회는 집행부와 정상적인 긴장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던 김 전 지사 시절의 전철을 반복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산하기관장과 간부 공무원의 인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일부 인물의 영입은 불가피하겠지만 검증 없이 선거와 관련해 논공행상식 인사를 단행한다면 초기부터 내부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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