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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1일 2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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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개관하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 교내 ‘경복기념관’에는 이 학교 동문들이 기증한 일제 강점기 이후 교과서와 교복, 사진 400여장 등 한국 현대사와 중등교육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 2500여점이 전시돼 있다. 경복고 동창회(회장 장석웅·張錫雄)가 모교 개교 83주년을 맞아 이 기념관을 만들었다.
경복고의 역사와 연혁 등 5개 분야로 분류된 다양한 사료 가운데 경복고생의 항일활동 기록도 눈길을 끈다.
1926년 6·10 만세운동 당시 발행된 동아일보의 ‘제2고보생(경복고의 옛 이름) 16명 검거’라는 제목이 달린 기사는 ‘작일(昨日·어제) 오후에 종로서 취조 엄중’이라며 경복고생이 일제의 모진 수사를 받던 상황을 전하고 있다. 경복고의 항일 결사조직 ‘흑백당(黑白黨)’이 1945년 학교 병기고에서 소총 5정을 훔쳤다는 기록도 있다.
독립운동가 조소앙(趙素昻) 선생이 1948년 경복고를 방문해 교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희귀 자료에 속한다. 사료의 전시 기획을 맡은 서울역사박물관 사종민(史宗民·44) 조사연구과장은 “조 선생의 실제 사진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경복고 이상갑(李相甲·62) 교장은 “기념관을 외부에 개방해 시민들이 경복고의 역사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면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동문들에게 더 많은 미공개 사료를 기증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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