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주사 맞으려 의사 행세

  • 입력 2004년 5월 19일 0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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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진통제에 중독된 30대 여성이 이를 계속 투약하기 위해 면허 없이 의사 행세를 해 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또 이 여성은 병원의 허술한 채용 절차를 이용해 서울의 유명 종합병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8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위반 등의 혐의로 김모씨(33·여)를 구속했다.

사기 행각이 시작된 것은 김씨가 10여년 전 사고로 척추를 다치면서부터. 치료 과정에서 투약한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된 김씨는 병원에 취직해 아예 의사 행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미국 의과대학에서 잠시 공부했던 것을 내세워 2000년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 계약직 연구원 신분으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씨를 수상하게 여긴 병원측에서 김씨에게 의사면허증과 의과대 졸업증명서를 보자고 했고 김씨는 “나중에 내겠다”며 제출을 미뤘다는 것. 김씨는 3개월 만에 ‘가짜’임이 드러나 병원에서 쫓겨났다.

이 병원 관계자는 “남들이 박사님으로 불렀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대학 졸업조차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혀를 내둘렀다.

경찰은 “김씨는 이런 허술한 병원의 채용 관행을 이용해 경기 송탄시 등 수도권 일대 병원 2, 3곳을 전전하며 의사 행세를 해 왔다”고 밝혔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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