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년전 어린이 유골 청동상으로 복원 전시

  • 입력 2004년 4월 1일 18시 37분


선사시대 한반도의 동굴에서 살았던 어린이의 유해가 4만년 만에 청동상으로 복원돼 처음 공개됐다.

1982년 12월 충북 충주시 두루봉에서 이 유골을 발굴했던 충북대박물관은 몸체의 원형을 청동상으로 재현해 1일 일본 도쿄(東京) 메이지(明治)대 고고학박물관에서 개막된 한일 구석기 유물전에 유골과 함께 보냈다.

이 유골은 충북대에 제보한 최초 발견자의 이름을 따 ‘흥수 아이’로 불린다.

당시 돌판 위에서 발견된 유골의 주인공은 5, 6세, 키 110∼120cm로 추정됐다. 앞으로 튀어나온 쇄골로 보아 남자라는 주장과 골반 형태가 여자라는 설이 대립해 성별은 명확지 않다. 다리가 안쪽으로 휜 안짱다리 형태가 눈에 띈다.

충북대박물관 이융조(李隆助) 박사는 “제보를 받고 달려가 보니 두개골 부위가 공사 중 없어진 상태였다”면서 “운반한 흙더미를 며칠간 채로 걸러낸 끝에 뼈 200여점을 찾아 두개골을 복원했다”고 발굴 당시를 회고했다. 이 박사는 “발굴 때 가슴과 팔 주위의 흙에서 꽃가루가 발견돼 부모가 꽃 장식을 해주었던 것 같다”면서 “아이가 4만년 만에 세상 빛을 보게 된 것 같아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흥수 아이 유골 일부와 복원상을 포함, 긁개 찌르개 주먹대패 등 한국의 구석기 유물과 복제품 등 428점 및 한반도 유물과 제작수법이 거의 같은 일본 규슈(九州) 일대의 구석기 유물이 나란히 전시됐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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