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중간수사결과] “盧-이회창씨 관련여부 계속수사”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분은 수사를 당분간 중단하지만 기업의 본질적 비리에 관해서는 수사를 계속한다.”

안대희 대검찰청 중수부장은 8일 불법 대선자금 수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중수부장은 대검찰청 15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A4용지 4장 분량의 ‘수사 경과 및 의의’만 읽은 뒤 자신의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기업체에 대한 수사는 끝났나.

“SK는 최도술씨(가 받은) 11억원까지 나왔는데 그 정도면 수사가 잘 된 것 아닌가. LG는 더 추궁할 단서가 없고 롯데도 거의 그렇다. 그러나 삼성 현대차 등은 좀 더 들여다볼 게 있다. (분식회계 등) 기업의 본질적 비리에 관해서는 수사를 계속한다.”

―기업체의 사법처리 범위는 최종 책임자가 총수인가.

“기업 관련자들의 처리범위를 제한하겠지만 오너가 일괄적으로 제외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실체적 진실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지만 사안의 중대성, 수사협조 여부 등을 고려할 것이다.”

―대선 당시 후보들에 대한 사법 처리는….

“두 후보 모두 불법자금 모금에 직접 관여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는 책임질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회창 후보는 대선자금의 관리와 사용 등을 보아 추후 소환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며 그 시기는 총선 이후가 될 것이다.”

―안희정씨가 아파트 구입하는 데 사용한 2억원은 잠시 넣었다 뺀 것인가, 아예 유용한 것인가.

“인 마이 포켓(in my pocket)이다.”

―김원기 의원을 무혐의 처리한 이유는….

“서해종합건설에서 직접 받은 게 아니라 정대철 의원이 받은 돈을 이상수 의원을 통해 건네받아 지구당 지원을 위해 환전한 것이라는 게 본인의 해명이다. 김 의원의 해명을 깰 증거가 없었다. 하지만 여택수씨와 관련된 문제 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치인 조사를 유보한다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 정치인 소환과 수사공개만 하지 않을 뿐 계좌추적 등 수사는 계속한다. 또 이번 4·15총선에서 불법자금이 드러나는 정치인도 여지없이 소환한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