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교육계 잇단 비리 ‘잡음’

  • 입력 2004년 3월 5일 22시 07분


코멘트
광주 교육계가 흔들리고 있다.

일부 고교에서 특기 적성교육비 등 26억원을 유용하는가 하면 초등학교 교사들이 방학 중 부정연수로 유급되고, 행정실장이 교직원 임금을 부풀려 1억원을 횡령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기 적성교육비 유용=광주시교육청은 5일 22개 고교가 2002년에 특기 적성교육비 등으로 거둬들인 26억1600만원을 회계처리 하지 않고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전교조 광주지부가 26개 인문계 고교의 특기 적성교육비 부당집행 실태를 부패방지위원회에 고발한 것과 관련 자체 감사를 벌였다.

감사 결과 17개교가 특기 적성교육비 명목으로 12억원, 12개교가 자율학습비로 11억9800만원, 8개교가 심화학습비로 2억1800원을 각각 모금한 뒤 이를 특기 적성수업 수당과 자율학습 지도수당, 관리수당, 학년별 운영비 등으로 부당 집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교육청은 감사 결과를 부패방지위원회에 통보하고 22개 학교에 대해 ‘기관경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광주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교육청이 발표한 감사 결과는 조사대상 학교 누락, 횡령액 규모 축소, 책임자 처벌 미흡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면서 재조사와 함께 책임자 징계를 요구했다.

▽양심불량 교사 연수=겨울 방학 중 초등학교 일부 교사들이 교육청의 자격연수와 교육대학원 수강을 받으면서 이중 출석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5일 광주교육대에 따르면 겨울방학 동안 교육대학원 강의를 수강한 초등교사 가운데 13명이 교육청이 실시하는 각종 자격연수에도 참가해 대학원의 규정 강의 출석을 채우지 못해 ‘출석미달’로 유급됐다.

현재 광주전남 시 도교육청은 방학기간을 이용해 1·2급 정교사 자격연수 등 각종 연수를 마련하고 있으며 교육대학원들도 수강생 대부분이 현직 교사라는 점 때문에 방학동안 강의를 하고 있다.

광주교대 관계자는 “교육대학원생 중 겨울방학 동안 현직 교사 가운데 32명이 교육청 연수를 이유로 휴학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과 대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행정실장 거액 횡령=광주 광산구 I초등학교 행정실장 박모씨(32·교육행정 8급)가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 교직원 15명의 월급 등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1억여원을 횡령한 뒤 최근 잠적했다.

박씨는 교직원들의 호봉과 보수, 수당 등을 매월 100만∼200만원씩 과다하게 책정해 교육청에 청구한 뒤 그 차액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서부교육청은 박씨를 직위해제 하는 한편 교직원 급여 지급 업무를 교육청에서 직접 관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6학급 이하 소규모 학교의 경우 행정실장이 출납관을 겸해 통제받지 않고 공금을 마음대로 빼낼 수 있는데다 회계감사도 3년마다 이뤄지기 때문에 이 같은 범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