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창당자금 논란]2野 “장물로 신접살림”

  • 입력 2004년 3월 5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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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순형 대표(가운데)는 5일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기만을 기다린다면 1년은 걸릴 것”이라며 탄핵 공세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조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조건부 탄핵’을 결의한 의원총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기자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운데)는 5일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기만을 기다린다면 1년은 걸릴 것”이라며 탄핵 공세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조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조건부 탄핵’을 결의한 의원총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기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열린우리당 창당 자금을 이슈화해 탄핵 정국의 호재로 활용하겠다는 기세다.

민주당의 공세가 특히 거셌다.

장성원(張誠源) 정책위의장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겉은 개혁이고 속은 부패한 정당이다”고 질타했다. 김영환(金榮煥) 상임중앙위원은 “정치개혁과 불법 정치자금이 한몸에서 자랄 수 없다”며 “불법 정치자금을 토양으로 배양된 열린우리당은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장 의장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당사 임대보증금으로 사용된 2억원을 공탁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적발 안 되면 그냥 두고 적발되면 공탁하는 이런 편리한 방법이 어디 있느냐”고 비꼬았다.

이날 대변인실은 “장물로 신접살림을 차린 셈”(유종필·柳鍾珌 대변인), “열린우리당은 재벌 돈으로 세워진 모래성”(장전형·張全亨 수석부대변인), “열린우리당은 롯데 계열사인가”(김영창·金泳暢 부대변인) 등 열린우리당의 창당 자금을 비난하는 논평을 5건이나 쏟아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창당 자금 전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현역 의원들이 농협에서 2000만원씩 대출받아 창당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열린우리당측의 설명은 믿을 수 없으며, 나아가 총선에 대비해 비축해 둔 별도의 자금도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를 ‘한나라당=부패정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열린우리당도 부패 문제에서 별반 다를 것 없다는 논리를 펼 수 있는 기회를 만났다는 설명이다.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입만 열면 한나라당이 부패했다느니 거짓말했다느니 하는데, 자신들부터 반성하라”면서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은 창당까지 100일 동안 86억원가량을 썼는데, 이 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 열린우리당이 지난해 11월 “의원들의 신용 대출금 8억여원과 차입금 4억원, 당비 등으로 총액 24억4900만원을 창당 자금으로 썼다”고 공개한 것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게 된 만큼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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